밤이 되니 서늘한 바람과 풀벌레소리가 제법 가을이라는 것을 강조해주는 것 같다.
한낮의 짜증난 무더위도 대충 무감각으로 봐줘야 할 날도 머지않았으니
그렇게 또 시간의 흐름은 한여름의 지독한 폭염도 잊게 해주고, 새로운 날들에게 즐거움으로
적응시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새로운 날들, 가을은 텃밭에서 부터 기쁨과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에 그냥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진다.
잡초와 의 전쟁을 끝으로 사라진 여름채소들이 있는가 하면, 이제 부터 시작하는 가을채소들과의 만남은
작은 텃밭 한고랑에서 매일 매일 즐거움을 선물 받는 것 같다.
텃밭을 지키면서 열심히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더욱더 큰 집을 만들어 가고 있는
여주 넝쿨이다.
함께 살았던 오이도 사라지고, 조롱박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다.
보호색을 띤 이녀석의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싱싱한 여주를 제법 딸 수 있었다.
여주를 건조시켜서 차로 끓여 먹으려면, 파란 여주를 따야 한다.
어쩌다가 붉게 익은 여주는 생것으로 우유를 넣고 갈아서 마셨다.
건조기에 말리는 것보다, 햇빛에 말리는 것이 더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당뇨에는 여주가 최고라는 재래시장 좌판대에 써놓은 글귀를 생각하며
그냥 정성을 채반에 담아보았다
바깥 베란다의 화분이 있는 곳에 채반을 걸쳐 놓았다.
이렇게 해서라도 햇빛으로 말려야 하는 아파트에서의 불편함이다.
주택에 살고 있다면, 햇볕이 잘드는 뜰앞에서 말려도 되는데......
친척집에서 늙은 호박 한덩이 , 지인집에서 또 한덩이
가을은 은근히 사람의 마음 까지 풍성하게 만드는 것 같다.
요즘 텃밭에서 딸 수 있는 것들은 요것들뿐이다.
모두 새롭게 단장된 가을 텃밭은 온통 김장 채소들이다.
며칠동안 열심히 텃밭에서 일했으니까 , 새롭게 태어난 채소들을
곧 ,이곳 블로그에 소개를 시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