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같은 불볕더위가 밤이 되어도 식을줄 모르는 열대야 때문인지, 이른 아침에 들판에 나가면
이슬 내린 것을 구경할 수 가 없었다.
채소가 녹아내릴 정도의 강렬한 햇볕도 모자라서 가뭄 까지 이어지는 들판에
식물들의 청량음료 같은 이슬은 며칠째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살아 숨쉬는 텃밭의 채소들이 목말라 하는 것을 볼 수 없어서, 이제는 매일 같이 물통을 끌고가서
물을 주면서 하루를 일과를 시작하게 되었다.
애써 가꾼 채소들이 불볕 더위에 쓰러지고, 목이 말라서 쓰러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지독한 여름은
언제 끝이 날런지
오전 7시반 부터 뜨거워지는 텃밭의 불볕은 사람들을 견디지 못하게 만들어서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었다.
날씨가 뜨겁거나 말거나,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에도 호박은 잘 자란다.
오이냉국이 많이 필요한 요즘, 한개의 오이를 더 많이 따먹기 위해
걸어서 7분 소요되는 들길에, 물통을 끌고가서 매일 물을 줘야만 했다.
열심히 물을 주었더니 당분간 오이 걱정은 없다.
제대로 물을 주지 못했던 오이의 일그러진 모습
일부러 매운 고추를 심었더니, 너무 매워서 따먹지 못하고
고추가 빨갛게 익을때를 기다려본다
고추가 빨갛게 물이 들기 시작햇다.
벌레먹는 고추가 자꾸 눈에 띄지만, 농약을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아마란스가 어떤 모습으로 필 것인지 궁금해서 심었더니
점점 씨가 떨어지는 것을 보니 거의 익은듯 했다.
쇠비름꽃
눈꼽만큼 작은 노랑꽃은 '쇠비름'꽃이다.
나팔꽃
강낭콩을 올해 두번째 심었다.
뜨거운 여름날에 또, 꽃이 피고, 콩 꼬투리가 생겨났다.
부지런을 떨어보니 또다시 콩밥을 먹을 것 같다.
줄기가 썩어가고 있어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조롱박의 위기
고라니가 텃밭에 심어놓은 치커리를 몽땅 먹어치웠다.
양심없는 고라니의 횡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망을 설치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치커리와 청상추를 몽땅 고라니 식사로 제공한후 뒤늦게 철망을 해서라도
예쁘게 크고 있는 상추를 지키고 싶었다.
예쁘게 자라고 있는 여름상추
여전히 상추 가격이 껑충 뛴 것인지
귀하디 귀한 상추를 불볕 더위와 고라니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움을 해본다.
철망 앞에서 망연자실 했을 고라니 녀석의 표정을 상상해봤다.
고라니 때문에.....
심어 놓은 당근이 군데 군데 잎이 나왔다.
까치가 씨를 주워 먹은 것은 아닌지?
하얀 부추꽃이 피기 시작했다.
풀을 뽑으면서 코끝을 대보니 향기가 났다.
연약하게 피는 여린 부추꽃에서도 향기가 난다는 것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