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나만의 사진첩

왕새우 구이

nami2 2011. 10. 16. 00:43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대명포구'로 왕새우 구이를 먹으러 갔다.

           대명포구는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 있는 작은 항구로 대명포구 입구에서 곧바로 가면

           초지대교를 건너서 강화도에 갈 수 있다.

           그러니까 대명포구는 강물 같은 염하를 사이에 두고, 강화도와 마주 보고 있는 곳에 있다.

           염하(鹽河)는 강화도와 김포 사이에 있는  남북 방향의 좁은 해협이 마치 강과 같다하여 '염하'라고 부른다

                  대명포구에는 지금 한창  가을철의 별미 '왕새우 구이'를 먹으러 오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살아 있는 '왕새우'를 담아 놓은 그릇을 흔들어서  잠시 기절을 시켜 손으로 집어서 냄비에 넣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새우와의 전쟁을 해야한다.  

                           냄비 바닥에 굵은 소금이 깔려 있는 소금 위에서 살아 있던 왕새우가 구이가 되고 있다.

                           매일 같이 산사를 찾아 다니면서 참으로 못할 짓을 하고 있다.

                           살아 있는 새우를 뜨겁게 달궈진 냄비 속으로 집어 넣는다는 것이  못할 짓이지만

                           알 수 없는 식도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맛있게 구워진 왕새우의 달착지근한 맛과 고소한 맛에 몸뚱이를 먼저 먹고

                                새우 머리는 더욱 바싹 구으면, 어린시절에 먹던 메뚜기 맛이 난다.

          

                               왕새우 구이를 먹으면서 또하나의 못할짓을 했다.

                               살아 있는 새우의 머리를 비틀어서 잘라내고 껍질을 까서 회로 먹는 것이다.

                               살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새우를 맛있게 먹었던 내모습이 웃으웠다.

                                 살아 있는 새우를 몽땅 먹어치우고, 새우 머리를 바싹하게 구워 먹었다.

                                 그 옆는 좀전까지 살아 있던 가을철의 별미 전어도 있다. 

                           살아 있었던  왕새우와 전어를 먹고, 입가심으로 먹는 해물 칼국수 맛이  또, 별미였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대명포구에 갔었는데, 야만적인 식도락가 처럼 살아있는 왕새우를 먹다보니

                        강화로 가는 초지대교가 어둠속에서 불빛만 반짝이고 있었다.

                        밤중에 바라보는 저 다리가 정말 초지대교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대명포구 주변은 깜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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