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과 흐린날이 많았던 여름철에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꽃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더구나 햇볕도 몇시간 들어오지 않는 '동남향'이라서 햇볕을 필요로 했던 꽃들은
거의 응급상황이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자연적인 햇볕과 바람에 의존하는 수밖에....
그러다가 햇볕 따사로운 가을이 되면서 베란다에 햇볕이 들어오는 시간도 길어졌다.
햇볕과 바람을 제일 많이 필요로 하던 '실란'이 여름에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만 계속 되어서 죽어 가는 것을 살려보려고 애를 써보다가 결국은 밖으로 들고 나가서
들판의 어느 한곳에 심어 놓으려고 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어서 정말 죽어가는 사람 병간호 하듯이 지극정성 하였더니 꽃을 피웠다.
단 한송이의 꽃을 피웠어도 살아났다는 것이 중요하기에 마음 속으로 '실란 만세'를 외쳤다.
낮에는 활짝 피고, 밤에는 오므라드는....
이렇게 반복하면서 꽃을 피우는 '실란'을 평소에도 무척 좋아하는 꽃이었다.
몇개월째 꽃을 피우지 않던 분홍 '제라늄'이 활짝 꽃이 피었다.
우리집에 온지 10년이 넘은 꽃이라서 수명이 다되었는가 걱정했었다.
꽃기린도 햇볕 없는 여름 탓에 꽃피우는 것을 잊었는가 했더니
따사로운 가을 햇볕에 당장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잎이 누렇게 되고 꽃은 피지 않고, 비는 자꾸만 내리는 여름은 꽃기린에게는 악몽이었던것 같다.
나와의 인연이 올해 11년째 접어드는 '선인장'도 여름에 돌아가실뻔 했다.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했더니 선인장의 새끼들이 올망졸망 달려 나오고 있다.
계속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애플 쟈스민'의 성장은 눈부시도록 대단하다.
이 꽃처럼 말을 잘듣는다면 꽃을 키우면서 신경을 안써도 되건만....
처음에는 우리집에 와서 낯가림 하느라고 시름 시름 앓더니
지금은 제일 건강하고, 예쁜 짓을 많이 하는 우리집 예쁜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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