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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멈춘 들길을 따라서

곳곳에서 매화가 피고 있었지만 아직은 시기적으로 음력 섣달인데 시도때도없이 비가 내리고 있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벌써 5일째, 하루라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 것 처럼 매일 같이 찔끔거리는 비는 봄을 마중하는 것은 절대 아닌 것 같고 그냥 놀부 심보와 뺑덕어미 심술 같은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날씨는 꽤 추웠고, 다음주에는 기온이 더 떨어진다는 예보도 있었다. 비가 매일 같이 내리는 것도 짜증스러운데 강풍까지 동반한 비바람이라는 것은 진짜 스트레스였다. 오늘은 오전 내내, 안전 문자 메세지가 집밖으로 못나가게 발을 묶어놨다. *풍랑경보 강풍주의보 발효중 해안가와 방파제 및 갯바위 접근을 자제해주시고 강풍에 따른 안전 사고에 유의 바랍니다 진짜 심란스러울..

잡동사니 2024.02.05

우중충한 겨울에 핀 꽃들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것이 꽤나 어정쩡한 계절인데 어느새 입춘(立春)은 코 앞에 와있다. 그러나 며칠째 이곳의 날씨는 우중충해져서 하루에 한번씩은 비가 내렸고,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았다. 무슨 해안가 주변의 날씨가 이리도 변덕이 심할까 정말 짜증스러웠기에, 입에서 심한 욕이 자꾸만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와 그제는 낮 기온이 13도여서 겨울옷이 부담스러웠으나 오늘은 딱 감기들기 좋을 만큼의 으스스한 추위가 사람을 잡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자연의 이치가 참 오묘하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또다시 두툼한 겨울옷 차림이었는데 들판에는 제법 많은 매화가 꽃을 피우면서 그윽한 매향의 유혹이 사람의 마음을 참 우습게 만들기도 했다. 어차피 이곳의 겨울은 ..

감동 2024.02.02

밑반찬 '우엉조림' 만들기

요즘은 왜그렇게 날씨의 변덕이 심한 것인지? 2월이 시작되면서 이곳은 벌써 해빙기가 되는 것인가 생각되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가 내리고 또 우중충 흐린 날씨도 반복되지만... 그런데 기온은 밤과 낮 구분없이 영상 10도가 넘는 포근함이었다. 그러다보니 매화는 계속해서 활짝 피고 있었으며 길을 걸을 때, 느껴지는 매향도 꽤 괜찮다는 것은 분명 봄이 오고 있음이었다. 그윽한 매화 향기에 벌써 꿀벌들은 모여들고,봄은 그렇게 찾아드는데... 겨울비가 아니고 봄비도 아닌 것이 하루종일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해서 무언가 일을 해보겠다고 꿈지럭 거려본 것은 우엉조림이었다. 요즘 마트에 진짜 싱싱하고 먹음직스런 우엉이 나오길래 사다놓았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한켠에 미뤄 놓았을 우엉이었지만 비가 내리는 덕분에 미..

요리조리 2024.02.01

겨울날의 묘관음사에서

열흘 가까이 엄청 추웠던 날씨가 완전하게 풀린듯... 간밤에 예고없이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나 했더니 오늘 낮 기온은 믿기지 않을 만큼의 포근함으로 영상 12도가 되었다. 아직은 음력 섣달이라서 언제 어느 때 또다시 기온이 내려갈지는 모르나 일단은 들판의 매실나무 꽃봉오리가 팝콘 터지듯이 자꾸만 활짝 피고 있다는 것을 보면 겨울 끝, 봄시작인듯 했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은 2월이 시작되면 바람은 너무 심하게 불지언정, 겨울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하게 된다. 동백나무가 사찰 전체를 뒤덮은 곳에 혹시 동백꽃이 피었는가 가봤더니 추위가 오래 머물렀던 탓인지, 아직은 이렇다할 동백꽃이 피지 않은 동해남부 임랑해수욕장 주변, 산기슭에 위치한 묘관음사에 다녀왔다. 인기척이 없는 고즈넉한 경내에 들어섰더..

1월 끝자락 바다 풍경은...

해마다 설명절이 가까워지면 잔잔했던 바다는 어김없이 미쳐가고 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얌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지만 벌써 보름째, 지칠줄 모르는 하얀 물거품의 바다는 성난 파도 그자체였다. 이곳은 해안가였기에 설명절 차례상에는 해산물이 제법 많이 올라가는데 설명절을 앞두고 준비해야 할 해산물의 가격은 완전 껑충 껑충이었다. 엊그제, 말린 생선을 사러 배가 드나드는 포구에 나갔더니 12월 까지만 해도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생선들의 가격도 껑충 뛰었지만, 생선 종류가 별로 없었음도 문제가 되었다. 바다가 미쳐가면서 몽땅 뒤집어졌기에 고깃배가 바다로 나가지 못해서 해산물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하루 이틀 겪는 것도 아니지만 해마다 그토록 약속된 것 같은 바다가 왜 설명절 ..

잡동사니 2024.01.30

겨울숲의 산책로를 따라서

며칠동안 혹한의 날씨라고 할 만큼 춥더니 다시금 따뜻한 겨울이 된듯... 걷기 적당한 날씨가 되었기에 자주 가는 사찰의 종무소에 볼 일을 보러 갔었다. 인적이 드문 산길을 혼자 걷는다는 것은 늘 불안함이 도사리고 있었으나 유난히 맑은 소리로 정적을 깨트리는 겨울새들이 있어서인지 잠시잠깐 동안이라도 두려움에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었다. 사찰에서 볼 일을 끝낸 후, 어렵게 갔었던 산길을 되돌아 나오기가 아쉬워서 발길은 자연적으로 숲길로 향했다. 어차피 집 주변에서 매일 걷는 걷기운동이라면, 기왕에 산속으로 왔으니까 숲길도 괜찮을 것 같아서였다. 눈요기 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메마른 풍경만이 있는 숲길이었지만 얼음이 녹아서 힘차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좋아서 계곡따라 계속 숲속으로 들어갔었는데 아..

잡동사니 2024.01.29

겨울,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지난해 부터 전국적으로 흙길에서 맨발걷기 열풍이 끊이지 않았는데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에서도 추위와 전혀 상관없이 맨발걷기 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엊그제 한적한 동해남부 어촌 주변의 해수욕장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있는 노부부를 보면서 그들의 건강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그러하겠나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그저 나의 망상 같은 생각이었을뿐... 건강에 좋다고 하니까, 모두들 맨발걷기에 동참한다는 것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비로서 알게 되었다. 추운 겨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한낮까지 영하에 머무는 날이었는데 옷을 적셔가면서 맨발 걷기를 하는 모습들을 호기심으로 보면서도 그들의 모습들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 까지 하게 만들었다. 언뜻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겨울이 되기 전 부터 시작된 맨발걷기 열풍은 해운대 해수욕..

잡동사니 2024.01.26

해질녘 들길에서의 만남

며칠동안은 진짜 겨울 같은 날씨였기에 옷만 따뜻하게 입고 집을 나선다면 걷기운동 하기에도 그다지 큰 불편은 없는것 같았다. 옷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은 차가웠고, 땅은 얼어 있었고 빗물이 고여있는 주변에는 얼음도 아주 꽁꽁 얼어 있는 것을 보면서 서늘함 보다는 좀 더 강한 싸늘함이 웬지 기분을 좋게 했다. 추운 것이 더 좋았음은 아무래도 전생의 고향은 북극이 아닐까 또다시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어정쩡한 날씨여서 참 유감스럽기도 했으나 모처럼의 추위는 걷기운동 하기에도 꽤나 활력을 주는 것 같아서 문 밖으로 나가게 되면 발걸음이 더욱 씩씩해지는 듯 했다. 하는 일이 뚜렷하게 없어도 늘 바쁜 나날들이 계속되다보니 늦은 오후 4시쯤 걷기운동을 나가게 된다. 겨울 들길도 어느때는 ..

잡동사니 2024.01.25

해운대 바닷가의 갈매기들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1년만에 나가봤다. 집 주변은 긴 동해남부 해안선이 좌 우로 펼쳐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많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해안가를 자주 찾게 되면서 시끌벅적한 해운대 해수욕장 정도는 머리속에서 늘 잊게 되는 것 같았다. 지난해 연말에 계모임을 하면서 한해를 마무리 하기로 결정을 했으나 계원이 너무 많다보니 이런저런 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계모임은 그냥 해를 넘기게 되었다. 계원은 4명인데, 왜그렇게 함께 밥먹는 것이 그리 힘든 것인지? 새해가 시작되면서 큰 맘 먹고 어렵게 4명이 합의한 후 공교롭게도 결정된 장소는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의 호텔 뷔페였다. 그래서 계모임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를..

잡동사니 2024.01.24

겨울바다 그리고 해수욕장

늘 헛다리 긁는 것 같은 호들갑의 '한파주의보' 문자 메세지가 이번에는 적중한 것 같았다. 지난 밤 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져서 새벽까지 영하 5도~ 6도 까지 내려가더니, 오늘 오전 10시쯤에는 영하 8도 까지 떨어지면서 하루종일 기온은 영하에 머물렀다. 그동안 영상10도~12도를 넘나들다가 갑자기 영하의 날씨가 되다보니 춥다고 움츠리기 보다는 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북극곰 처럼 은근한 즐거움이 되었다. 가장 혹독하게 추운날 이마가 지끈지끈 아플 만큼 느껴지는 그런 강추위에는 늘 그랬듯이 일부러 겨울바다를 보러가는 것이 습관이 되고 있었다. 전생의 고향이 북극이었는지? 에스키모인 처럼, 최대한의 따뜻한 옷으로 감싼채 차디찬 겨울바람을 실감하고 싶어서 정말 춥다고 하는 날에 혼자서 겨..

잡동사니 202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