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동생과 통화를 하다보니 그곳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길이 미끄럽고, 눈이 많이 내려서 외출 나가기도 버겁다고 했다.
그러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미안한 이야기겠으나
미끄러운 눈길을 미끄러질까봐 살금 살금 걷는 모습도 부러웠고
아직은 음력 정월이라서 엄동설한의 겨울이지만
양력으로 2월에 내리는 엄청난 폭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절대로 눈이 내리지 않는 이곳에도 진짜 딱 한번만이라도
눈이 내려줬으면 하는 바램은
여전히 간절했으나 그것은 그냥 헛된 망상으로 끝이날뿐...
어제보다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아서 날씨는 그다지 춥지는 않았다.
그래도 영하의 날씨였기에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는
진짜 추운 겨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털모자 털목도리, 장갑 그리고 부츠...
이번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아서 이런 것들이 필요 없는줄 알았건만
그래도 두툼한 겨울 차림들이 예뻐보이기 까지 했다.
걷기운동으로 나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동안 예쁘게 피고 있었던
동백꽃들의 안부가 염려되어서 해안가 주변으로 핑계삼아 나가봤더니
아직 까지는 영하 5도의 추위에 큰 상처를 입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내일 일기예보는 영하 9도라는데 아무래도 큰 타격이 있지 않을까?
때늦은 2월의 한파는 꽃망울이 커져가는 식물들의 수난시대인듯 아쉽기만 했다.
피로해서 몸살 났을때 입술이 부르튼 것 처럼
예쁘게 피고 있던 홑동백의 꽃잎이
점점 망가지고 있는 영하의 추운 날씨였다.
꽃은 피우고 싶었고, 날씨는 너무 춥고
곱게 피고 있는 동백꽃잎 주변에
상처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 것이
아깝고, 안쓰럽고, 가련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해안가 방파제 주변은
마스크를 쓴 얼굴의 이마가 시려웠고
사진 찍는 손도 시려웠다.
그래도 바라보기 좋은 것은 쓸쓸한 등대였다.
테트라포드의 방파제도 멋져보였다.
기장 해안가 주변의 공수마을 선착장이다.
공수마을에서 30분을 걷다보니
송정마을 등대 앞이었다.
새해 첫날 이곳 등대 주변에도
엄청난 인파의 일출 명소였다.
송정마을 선착장 주변...
집으로 돌아갈까 망설이다가
송정 해수욕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역시 추운 겨울이라는 것이 눈으로 들어왔다.
셀 수 있을 만큼의 몇몇 사람들....
많이 추웠으나 한가로워서 좋았다.
윈드서핑 하는 곳으로 유명한 해수욕장인데
영하의 날씨는 어쩔 수 없었는지?
딱 한사람만 바다속에서 즐기고 있었다.
윈드써핑도 혼자라는 것은
아무래도 재미없었나보다.
추울까봐 염려해줬더니
금방 포기를 하는 것 같았다.
송정해수욕장 끝자락의
죽도공원 송일정이 아름답게 보여졌다.
멀리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가 보였다.
창사포 다랏돌 전망대는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산책로를 조성한 그린레일웨이 옆에 있다.
전망대 끝자락에는 반달 모양의 투명바닥을 설치해서
바다 위를 걷는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하는데...
천하의 겁쟁이라서
몇번이나 폐선 그린레일 위를 지나가면서도
아직 한번도 가까이 가본적이 없었다.
파도는 예쁘게 밀려왔다가
흩어지길 반복하는 그럴듯한 바다에서
갈매기들의 날개짓도 멋져보였다.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쓸쓸한 해수욕장의 매력인듯 했다.
송정해수욕장의 죽도공원에
동백꽃들은 추위속에서도 아직은 멀쩡했다.
영하 5도 이상 날씨가 계속 된다면...
동백꽃들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늦은 오후의 석양빛이 애기동백꽃을 참 예쁘게 했다.
그동안 큰 추위에 몽땅 사라졌다가
어렵게 극복을 해서 새롭게 꽃을 피웠으나
아무래도 조만간에 이런 모습도 사라지지 않을까?
애기동백꽃들의 겨울 극복은 아마도
더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채 사라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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