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이 며칠 지난 후, 오늘은 24절기 중 첫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다.
입춘은 봄으로 접어드는 시기로 음력으로는 섣달에 들기도 하고
때로는 정월에 들 때도 있다고 하는데, 올해의 입춘은 정월 초엿새였다.
그런데 봄으로 접어든다는 입춘인데...
음력 섣달 내내 날씨가 포근하여서 봄이 오는가 했더니 입춘이 들자마자
또다시 혹한의 겨울이 찾아들면서 엄청 추워졌다.
따뜻하다는 이곳도 내일 부터 열흘 정도는 영하 6도~7도를 넘나든다는데
벌써 부터 추워서 몸이 움츠려드는 느낌이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아마도 마지막 추위일 것 같아서
그동안 따뜻한 날씨탓에 입지 못했던 두툼한 패딩옷도 입어보게 되는 것인가?
거위털, 오리털 패딩의 겨울옷을 입어본다는 것이 즐거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서울 갈때만 입게 되었던
두꺼운 내복 만큼은 이곳에서는 여전히 적응은 안되는 것은 사실이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한참 예쁘게 피고 있던 꽃들이 멈춤할까봐 찾아나섰더니
해안가에는 어느새 미역을 말리고 있어서 봄이 온듯 했으나
차거운 날씨의 바닷바람 때문인지, 체감온도는 손이 시릴 만큼 엄청 추웠다.
12월 부터 예쁘게 피던 애기동백꽃이
지난번 1월 혹한의 추위에 몽땅 얼었다가
날씨가 포근 해지면서 예쁜 모습이 되었다.
그런데 내일 부터 찾아드는 강추위에
이런 모습은 또다시 사라질 것 같아서
일부러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봤다.
한겨울 날씨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다.
걷기운동 하러 갈만한 곳이 없어서
또다시 해안가로 나가봤다.
이곳은 마음만 먹으면 발닿는 곳이 모두
항구와 해안가 그리고 어촌마을이다.
커다란 동백나무에 꽃봉오리가 다닥다닥이었다.
추위만 아니라면 나무 전체에
홑동백(토종동백)이 곧 예쁘게 필 텐데...
아마도 3월쯤에 꽃이 필 만큼 추위는 대단할 것 같았다.
어느새 해안가 항구 주변에는
미역을 말리고 있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서
바짝 마른 미역이 제법 뒹굴고 있었다.
해안가 주변은 온통 미역 말리는 냄새로
이미 봄이 온 것 같았으나
패딩옷에 달린 모자 까지 뒤집어 쓸 정도로
바람도 심했고 추웠다.
서해안에는 물이 나가면 갯벌이 보인다지만
이곳 동해안은 물이 나가면
갯바위에 들어가서 해초를 뜯고 싶을 만큼
깨끗함의 유혹이 대단했으나
현지인이 아니라서 함부로 들어가면 안된다.
*어촌계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현지인이다.*
물이 적당하게 나간 바다
그런데 손이 시릴 만큼 추운 날씨인데
해초를 뜯는 사람이 있었다.
물파래, 톳, 까실이, 김,미역, 고동..등등
물이 나간 바다에는 반찬꺼리가 지천이었다.
아예 물속에 들어가서
해초 뜯는 사람도 있는데...
추위보다는 뜯는 재미가 좋은 것인지?
그냥 해안가에서 구경을 해봤다.
요즘 어시장에 나오는 해초는
파래와 김 그리고 톳과 미역인데
들어가서 뜯고싶은 만큼, 욕심이 생겼다.
바닷속을 들여다보니
물미역과 톳이 많았는데
모두가 자연산이라는 것이
부럽기만 했었다.
이 분은 손이 시릴만도 한데
열심히 해초를 뜯고 있었다.
해풍 때문인지
해안가에 위치한 텃밭에 상추도
싱싱하고 멀쩡했다.
내일 모레...
영하 6도~8도의 날씨 예보가 있었으므
아마도 모두 꽁꽁 얼어서
상처를 많이 입을 것 같은 동백꽃이다.
해안가의 동백꽃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었지만
추위에 강하다고 했던 동백꽃인데...
영하의 날씨에서는 기를 못펴는 것이 또한 동백꽃이었다.
더구나 애기동백이 아닌 홑동백이었기에
추위가 지나간 자리에는 상처를 많이 입을 것 같아서
꽃사진을 찍어보면서도 아쉽고 애처로워 보였다.
입춘이 지나고나면 대략 큰 추위는 없었고
영등할매와 함께 찾아오는 2월 바람이 심할뿐이건만
올해는 입춘 이후 강추위가 온다는 것이 유감스럽다.
강추위와 바람 할매가 몰고오는 심한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가 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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