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어제와 오늘은 또다시 거센 바람에 의해서 문을 꼭 닫고 집콕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직 간접으로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서 그대로 직진할 경우 ,제주 및 부산 등은 간접영향권에도 들어갈수도 있다는 소식은....
동해남부 해안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일본을 넘나드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다는것이 정말 못마땅 했다.
바람이 없었다면, 가까운 산에라도 올라갈만한 쾌청한 날씨였는데
코로나 만큼이나 웬수 같은...
태풍이 가져다 주는 거센바람이 하루를 또다시 덧없게 했다는 것에 할말이 없어진다.
지난 9월24일에 다녀온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의 '대성암'입구이다.
조금만 더 늦게 갔더라면 단풍이 제법 물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직은 초가을 색깔이 역력했다.
암자 입구에서 부터, 코 끝을 즐겁게 하는 향기가 있어서 무언가에 홀리듯 꽃향기를 따라가봤다.
다른곳에서는 아직은 때이른듯 금목서 꽃소식이 없건만
대성암 경내에서는 제법 많은 '금목서' 나무에서 꽃 향기가 진동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월의 달 밝은 밤에 풍겨오는 금목서 향기는 늘 그리움이 있는 꽃향기였는데....
초가을에 암자 뜰 앞에서 화사하게 핀 금목서를 보게 되었다.
금목서는 물푸레나무목의 물푸레나무과의 노란색 꽃이며
원산지는 중국이고, 9월 10월에 꽃이 핀다.
중국,우리나라 경남, 전남지역의 따뜻한 곳에서 자라며, 상록활엽관목이라고 한다.
각해선림(覺海禪林)이라는 편액이 걸린 대성암 선방을 바라보면서
스님들께서 수행정진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늘 조심스럽게 경내를 돌아본다.
진짜 금목서 향기는 가을의 향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대성암을 나와서 금정산 북문으로 가는 숲길까지, 금목서 향기는 바람에 실려 날아다녔다.
지금은 아스라히 멀어져가는, 젊은날의 회사 정원에서 날아드는 가을향기가 추억이 되었다.
그때의 느꼈던 꽃향기가 금목서였다는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 젊은날은 송두리째 그리움이 되었고, 그리움 속에는 가을날의 금목서 향기도 들어 있었다.
여름에 핀 '배롱나무꽃'은 언제까지 필 것인지, 꽃에게 묻고 싶어진다.
언제봐도 지겹지 않은 꽃이다.
산속의 암자라서인지, 도심속의 꽃무릇은 모두 사라졌는데
이제서 꽃이 피는것도 있었다.
담장 밑에서 수줍은듯이 꽃이 피는 모습이
대성암에서 수행정진하시는 예쁜 비구니스님을 닮은 것 같았다.
5월에 꽃이 피는 '붉은병꽃'을 보았다.
병꽃나무의 푸른 잎사귀속에서 보물을 만난듯.... 예뻤다.
대성암을 나와서 금정산 북문을 향해서 올라가는 길에 대성암의 작은 문을 만났다.
바위와 바위 틈새로 흐르는 물줄기가 아직은 시원해보였다.
곧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또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는 산속의 암자는
코로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듯, 청정 그 자체이지만
마스크를 벗은채, 마음 놓고 드나들수 없다는 현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발길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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