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칠암 바닷가에서

nami2 2011. 1. 30. 23:39

       요즘은 '춥다'라는 말이 안들어가면 대화가 되지 않을 만큼 날씨가 춥다.

       그러나 춥다는 핑계로 방 콕을 하면, 체중계의 눈금은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바람을 맞으며  산길이든, 해변길이든 닥치는대로 걸어야만 신상에 이로울 것 같다고 생각을 한다.

       추워서 움직이지 않고, 따뜻한 방에서 뒹굴거린다면, 당연히 입도 즐거워야하니까 

       자연스레 체중계의 눈금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해는 이미 서쪽으로 넘어간 시각이다.

             어둠이 찾아오는 바다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쓸쓸함 그 자체이다. 

        라이브 음악이 있는 바닷가에 있는 어느 카페

        한번도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이곳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분위기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본지가  4년째

        매일 아침 출근 길에 바라보는 바닷가의 이 공간에

       오늘은 버스가 아닌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들려보았다.   

          아주 예쁘게 생긴 강아지 한마리가 길손을 반긴다.

          강아지의 집도 예쁘고, 강아지 주인의 집도 예쁘다. 

          추운날 저녁!   쓸쓸한 겨울 바닷가에서 만난 강아지는 방석위에 앉아서 있다.

      어둠이 내려 앉은 바닷가 방파제에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곧 등대의 불도 켜질것이다. 

      세차게 부는 겨울바람은 가슴 속 까지 시원하게 만들었지만, '이 정도의 추위 쯤이야...'하고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기온을 재본다면, 영하의 날씨였다고 말하고 싶었다.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바닷가의 어둠은 서서히  바닷물에 불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쓸쓸했던 바닷가에는 별빛처럼 반짝이는 불빛 조명이 아름다움으로 장식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횟집쪽으로 몰리면서

     늦은저녁 갈매기와 함께 했던, 겨울바다의 낭만은 어둠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아직 등대불은 켜지지 않고 있다.

           이곳은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멀리 보이는  동해 남부 바닷가의 '칠암'이라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바닷물속의  바위 위에 해초들이 푸른동산을 만들었다.

     저것들을 뜯어서  반찬을 만들어 먹는 것인지, 아마도 시장에 나와 있는 자연산 '파래'일것이다.

     방파제의 가로등이 바닷물에 비치는 늦은 저녁에

     일을 마치고,집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려서 저무는 바닷가의 시원한 바람을 맞아 본  정말 추운 겨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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