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돌무덤

nami2 2011. 2. 1. 00:41

        몹시 추운 날  산에 간다면, 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한마디씩 한다.

        춥지 않느냐구....

        그러나  봄,여름,가을 에 산에 가는 것보다, 겨울에 가는 것이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풀숲사이에서 기어 나오는  징그러운 존재가 없어서 좋고, 모기가 없어서 좋으며,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다.  

        정상 부근에 있는 암자로 가려면 어째튼 등산을 해야 하기에 겨울 산을 산책하듯이 올라가 보았다.

          낙엽이 쌓인 호젓한 산길을 바람을 맞으며,  윙~윙 거리는 겨울 숲의 나무 부딪히는 소리와 

          소나무 향기가 나는 솔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도  이 겨울에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이다.   

            멧돼지라도 나올 것만 같은 호젓한 산길에 암자에서 내걸은 연등이 길잡이가 되어 준다.

            겨울나무 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어쩌면 웰빙 건강법이라고 생각해본다.

               깍아지른  기암괴석이 있는 절벽아래 암자가 있다.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고, 암자의 입구에서 반겨주는 소원을 비는 돌무덤이

            힘겨운 산행길을 보듬어 안아주는 것 같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우스개 소리가 있다. 

        힘든 산행에 웃어보자고한 말이건만 돌무덤을 보면, 어느순간부터  그냥 헛 웃음이 나와버린다.

        옛 성황당 같은 신성한 무언가가 있는 곳이라서 절대 웃으면 안되는 곳이다.

 

   

        어느 누가 암자로 가는 산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큰거'를 볼일보기에는 마땅한 곳이 없었다.

        너무 급해서 그는  어느 나무 밑에서 큰 볼일을 보았다.

        그리고는 큰 볼일본 것을 치워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답이 안나왔다.

        어쩔수없이  그 사람은 자신의 '큰거'를  치우지 못한채  그 자리에 몇개의 돌을 주워다가 소복하게 쌓았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이 산길을 내려 갔는데.....

        며칠후 암자에 볼일이 있어서  암자로 가는 길에 그 사람은 입을 딱 벌리고,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자신이 '큰거' 볼일을 본 자리에는 커다랗게 쌓여진 '돌무덤'이 있었다.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돌맹이 하나 하나가 쌓여서 소원탑으로 바뀌고 있는중이었다.

        산길에서 볼일을 보고, 감출수가 없어서  몇개의 돌로 쌓아 놓은 것이

        어느새  성황당 같은 존재인 '성전' 같은 돌무덤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힘겹게 산길을 오르다 보면 돌무덤을  자주 보게된다.

          사람들은 산을 오르면서도 자신의 소원을 빌기 위해서 작은 돌,평평한 돌을 찾아서

          아슬 아슬하게  돌무덤위에 올려 놓는다.

          그 작은 돌맹이가 쌓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담겨져 있으며, 그것 자체를 신성한 것으로 보게된다.

          그래서 산길을 가며 돌무덤을 만나면 으례히 ()을 해본다.

          누가 만들어 놓은 이 이야기는  그냥 한바탕 웃어보자고 만들어 낸 소리였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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