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기에는 날씨가 너무 춥다는 핑계로 평소에 관심은 많았으나 그냥 지나치던 곳인
외고산 옹기마을에 갔었다.
10년전에 이곳을 지나다가 약을 달이는 약탕관을 사면서 구경을 할 때는 규모가 작은
옹기 판매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이곳은 관광단지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1950년대 경북 영덕 오천리에서 옹기점을 하던 '허덕만씨'가 기존 대포가마의
단점을 개량한 뫼통가마(칸가마)를 개발하여 전국 각지에 보급하러 다니던 중 교통이 편리하고
흙과 질과 입지조건이 좋은 이 곳에 1958년 경 옹기점을 설점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그 당시 한국전쟁(6,25) 영향으로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피난민이 몰려있어 옹기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기근을 겪으면서 주 수입원인 옹기를 배우고자 하는 도공이 늘어나 1960년부터1980년때 까지
옹기점만 10개에 이르렀고, 400여명(도공 200여명)이 이 곳에 종사하였다.
이때 만들어진 옹기가마 14기 중 9기가 아직 남아 있고, 도공 40여명은 현재에도 옹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옹기는 야산에서 얻어지는 흙에다 나뭇잎이 썩어 만들어지는 부엽토와 재를 섞어 만든 잿물을 입혀
구워내기 때문에 깨지더라도 옹기의 성분이 자연 그대로여서 비교적 쉽게 흙으로다시 돌아 간다고 한다.
옹기를 가마안에 넣고 구울때 나무가 타면서 생기는 검댕이 연기가 옹기의 안과 밖을 휘감으면서
방부성 물질이 입혀지고, 잿물유약에 들어가는 '재'는 방부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옹기를 그 생명의 그릇이라고 한다.
여러 칸을 잇달아 길게 만든 가마시설을 절요(節窯)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마지막 가마로서 '옹기마을'에 있는 칸 가마(노부리가마)는 '9요'나 된다고 한다.
예로부터 옹기는 숨쉬는 그릇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는 태토가 되는 찰흙에 들어있는 수많은 모래 알갱이가 그릇벽에 미세한 공기구멍을 만들어 옹기의 안과 밖으로
공기를 통하게 하므로서안에 담긴 음식물을 잘 익게 하고,오랫동안 보존하여 준다.
어릴때 보았던 콩나물 시루를 보니 참으로 반가웠다.
막걸리 항아리
옹기만드는 과정
1,흙 반죽하기
찰흙을 메로 치고, 발로 이긴다음 완성된 찰흙을 가래떡처럼 길게 뭉쳐서 흙띠를 만들어 놓는다.
2,모양만들기
물레 위에 찰흙을 올려놓고,납작하게 옹기의 밑판을 만들어 놓는다.
그 다음 흙띠를 두드려가며 쌓아올려서 옹기 모양을 만들어간다.
3,수레질
3~4단으로 쌓아올린 후 수레와 도개로 면을 다듬는다.
4,옹기말리기
굽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균열과 파손을 막기 위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서서히 말린다.
5,유약바르기
건조를 마친 후 잿물과 약토를 섞은 잿물 유약을 입힌다.
제주도에서 쓰는 옹기들(제주 허벅, 제주소줏고리, 깔대기)
6,문양그리기
옹기의 유약이 마르기 전에 다양한 문양을 새겨 넣고, 2차 건조 작업을 시작한다.
7,옹기굽기
가마 안에 잘 재어 넣은 후 불을 지펴 900도~1200도까지 온도를 높인다.
(이후 불문을 막고 서서히 식힘)
전라도 지방의 항아리
장독대,부엌,곳간, 등에서 사용되는 생활용품,신앙용, 의료용품,악기 등 우리 실생활에서 볼 수 있던 것들이다.
그리고 집안 곳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폭 넓게 사용되어 왔다.
젓갈을 담는 항아리로 사용했을 것 같다.
무슨 용도에 쓰는 것들인지?
밥통과 밥솥단지
옹기에 쌀이나 씨앗 등을 넣어 두면 다음해까지 썩지 않고 그대로 있다.
이는 옹기를 가마안에 넣고 구울때 나무가 타면서 생기는 검댕이(연기)가 옹기의 안과 밖을 휘감으면서
방부성 물질이 입혀지기 때문이다.
또한 잿물유약에 들어가는 '재'도 음식물이 썩지 않게 하는 방부성을 높여준다.
물,쌀,양념 을 넣은 토기 단지
옹기는점토와 천연 잿물을 사용하여 1200도의 온도에서 구워낸 토기로 신석기시대 부터
발달한 전통공예품이다.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
물, 곡식등으로 보관하는 토기
신라시대의 토기
고구려시대의 토기
옹기는 천연의 옹기인 만큼 인체에 해가 없고,깨지더라도 환경오염이 전혀 없다고 한다.
특히 숨쉬는 그릇이라 불리는 용기는 통기가 잘되고,부패를 방지하는 기능도 있어서 일반 플라스틱 그릇과
비교할 수도 없다고한다.
옹기에 문양이 그려진 '지장수 항아리'
지장수는 황토에 물을 걸러먹는 것이라고 한다.
옹기는 단단하고 자연스런 곡선이 있어서 서민들의 소박한 삶과 문화가 배어 있다.
그러한 옹기의 맥을 이어가는 외고산 옹기마을은
경남 울주군 온양읍 고산리 (외고산) 491-3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외고산 옹기마을의 옹기 문화관은
2009년 11월3일 준공하였으며, 한국의 다양한 옹기를 수집,전시하여 시대와 용도, 지역에따라
변화되어 온 한국의 아름다운 옹기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국내의 옹기뿐만 아니라 다른나라의 옹기도 전시하고 있어 옹기를 영구,비교할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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