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아름다운 계절에 부산에서 서울행 열차를 탔던 첫번째 이유는
시기적으로 아직은 이른...
부산에서 볼 수 없는 은행나무의 샛노란 단풍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었는지 아니면 복이 없는 것인지?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는 내맘대로 그렇게 멋진 늦가을날은 아니었다.
일교차는 심해서 기온은 몹시 추웠고, 날씨는 우중충에 안개 까지 한몫을 했다.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의 기온과는 너무 대조적인 싸늘한 추위도 느껴봤다.
오전 11시 이후 분위기 있는 은행나무의 샛노란 단풍을 찾아 떠났으나
가는 곳마다 모두 헛탕이었음은 엊그제 내린 비의 영향이라는 이유...
민망한 변명과 송구스런 해명에 그냥 몸둘바를 모를 만큼 덩달아 민망해 했다.
노란 은행잎 명소라고 하는 곳은 가는 곳마다 모두 헛탕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약속이나 한듯 나뭇잎을 떨군 앙상한 은행나무만 남겨졌는지?
그래도 이곳 저곳 자동차로 달리는 숲길은 은행잎이 아니었어도
그 자체로 만추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어차피 내일 떠나는 제주에서의 은행잎?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기대는 절대로 하지말자는 나의 다짐은
제주 역시 해풍이 요란하게 부는 바다였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그래도 만추의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찾으러 다녔던 드라이브 길은
또다른 것들이 채워졌기에 그다지 씁쓸한 하루는 아니었다는 생각이었다.
은행나무 단풍이 멋지다고 해서 찾아간 곳은
북한산 둘레길이 있는
진관사 주변에 있는 숲길이었다.
우선 숲길로 들어서기 전에 진관사 경내의
붉은 단풍잎의 유혹을 받았다.
북한산 비봉으로 올라가는 진관사길은
정말 멋진 단풍으로 감탄사를 나오게 했다.
멀리 북한산 비봉이 가물가물이다.
진관사는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삼각산 북쪽에 위치한 사찰이다.
신라 진덕여왕 때 원효대사 께서
주변의 삼천사와 함께 창건하여
창건 당시에는 신혈사라고 했다고 한다.
진관사 입구의 전통 찻집
단풍이 곱게 물든 진관사 입구는
그냥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멋진...
만추의 그 자체였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개울가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쓸쓸한 아름다움도 만들어 놨었다.
진관사는 고려 현종이 어릴적에
자신을 황태후의 암살 기도로 부터 구해준
신혈사 승려 진관의 은혜를 보답하고자
신혈사 자리에 대가람을 세우고
진관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진관사로 들어가는 일주문
진관사 입구의 북한산 둘레길에
은행나무 숲이 있다고 해서 가봤으나
샛노란 은행나무 잎은 간 곳 없고
앙상한 은행나무만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숲길에는 너무 멋지고 예쁜
산수유나무 열매가 환상적이었다.
너무 먹음직스러워서 한개를 따서
입에 넣어봤더니
시큼하고 쌉싸름한 맛이 기가막혔다.
은행나무의 샛노란 단풍을 찾아서
갔던 곳은 서삼릉이었다.
은행나무는 앙상한 나목들뿐이었고
메타쉐콰이어의 멋진 단풍이 눈에 띄었다.
서삼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양시에 위치한 '사적 제 200호'의 조선왕릉이다.
서삼릉은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있는
조선 왕조의 왕릉으로
희릉 효릉 예릉이 조성되면서
3릉이 한양 서쪽에 있다고 하여
서삼릉이라는 명칭을 얻었다고 한다.
*희릉은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 윤씨가 묻힌 왕릉이며
*효릉은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가
나란히 묻힌 쌍릉이고
*예릉은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의 능이다.
그 외에 효창원 소경원 등 왕자와 공주
후궁들의 여러 묘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서삼릉으로 가는 길은 낙엽만 수북수북...
정말 멋진 만추의 멋진 길이었다.
북한산 밑 백화사 작은 사찰로
가는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이다.
커다란 까치집만 남아 있는 은행나무는
그나마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바라봤던 북한산은 자욱한 안개로
큰 아쉬움만 만들어주었다.
왼쪽으로 보여지는 세 봉우리는
백운대 ,만경대 , 노적봉이었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봉우리는
북한산 의상봉이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샛노란 은행잎을 찾아봤으나 모두 헛탕이었고...
공교롭게도 진짜 예쁜 은행나무는
집으로 돌아가는 아파트 입구에 있었다.
동생 집 아파트 입구의 은행나무는...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진짜 예쁜 모습이었다.
서울 은평구 구산동 갈현 현대아파트...
여동생 집 앞에서 만난 은행나무와
이런저런 단풍들이
하루해를 잘 마무리 시켜주었다.
내일은 본격적인 늦가을 여행지인
제주의 어느 곳에서 만추를 만끽하게 될런지
은근히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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