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모란이 피고 있는 사월 봄날

nami2 2023. 4. 10. 22:36

날씨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처럼, 중순으로 접어드는 4월의 기온은
예쁘게 올라오고 있는 텃밭의 새싹들에게
냉해 까지 입히는 어이없는 짓을 할 정도로 추운 날이 계속되었다.

 

이제까지 피고 지고 했던 모든 꽃들이 사라져간, 쓸쓸한 4월 봄날에는
과연 어떤꽃이 예쁘게 피어줄 것인가 궁금해 했더니
소리소문없이 어느집 담장 너머에서 활짝 핀 모란을 볼 수 있었다.

정신 못차릴 만큼 화사하게 피는 철쭉보다는
우아한 자태로 수줍은듯이 피고 있는 '모란'에게 더 관심을 가져보는데

 

생각보다  훨씬 세찬 바람이 불어오면서 춥고 썰렁하다는 느낌의 4월은
그래도 이곳 저곳에서 꽃이 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느덧 세상속의 봄은 5월 마중을 미리 하는듯, 자꾸만 5월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직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가
모란이 필 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더니
어느 순간에 우아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이 피었음을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차창밖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물론 버스를 하차한 후

지나치던 길을  되돌아가서 올해 처음 만난 모란꽃을 영접했다.

어느집  마당가는 대문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었다.
몇년째 빈집을 지키면서 모란을 피우고 있는  4월 봄날에는
나역시 빈집 지킴이가 되어서
버스를 타고 가며, 가끔씩 확인하는 버릇이 생겨났다

정말 예쁜...

내가 좋아하는 붉은 색깔의 모란이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정스님께서 마지막 열반하셨던 처소  뜰앞에

쓸쓸하게 피어 있었던 붉은 색깔의 모란을 생각나게 했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열반하신 그해 봄날의 쓸쓸함은
해마다 붉은색 모란을 볼 때마다 가슴을 시리게 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       ....     .....등등

여고시절 ,김영랑님의 '모란이 피기 까지'
시를 줄줄 외우고 다니던 날들이 그립기만 했다.

모란의 꽃말은 '부귀와 왕자의 품격'이라고 한다.

모란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작약과의 낙엽관목이다.

빈집을 지키고 있는

화사한 모란이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 것인지?

뭐라고 말을 해야 할런지는 모르나 뜰앞의 풍경은 예쁘기만 했다.

 

동네 산책을 하며 기웃거리다보니
어느집 뜰 앞은 여전히 인기척은 없었지만
모란이 있어서인지 쓸쓸해 보이지는 않았다.

 

골담초꽃이 제법  예쁘게 피는 4월 봄날이다.
금계아, 금작화,선비화라고도 부른다고 한다는데

골담초꽃의 효능을 보면, 음액이 부족해서 오는 두통과 귀울림증

기침 어린아이의 만성적 영양부족 개선,

몸이 약해 생긴 기침, 고혈압 효능이 있다고 한다.

 

꽃은 따먹어보면 아삭거리면서 달착지근한 맛...
꽃 비빔밥 ,꽃샐러드,꽃김밥에 활용되는 골담초꽃이다.

             매발톱꽃

           홍괴불나무꽃

홍괴불나무꽃은 인동과의 낙엽관목으로
꽃말은 '인내'라고 한다.

            블루베리꽃

                아로니아꽃

            겹황매화(죽단화)

겹황매화꽃의 꽃말은 '기다림, 숭고'라고 한다.

공원길 이곳 저곳에서 하얀 꽃이 피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꽃은 '꽃사과'꽃이었다.

 

사과꽃도 제법 피고 있었지만

남의 과수원에 맘대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사진을찍을 수 없었다.

요즘 '사과꽃'과 '꽃사과'꽃이 정말 예쁘게 피고 있었다.

 

예전에는 4월 말쯤에서 부터 피기 시작한 하얀 꽃들은

5월이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온갖 봄꽃들이 3월에 피고 지고 하더니
결국에는 4월 중순도 되기전에, 하얀 꽃들이 제법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꽃사과, 아그배, 체리, 사과꽃들이

피는듯 아니 피는듯 살포시 꽃을 피우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공원길에는 병꽃도 꽃봉오리 가득한 모습인데...
아마도 5월이 되기 전에, 5월 꽃들이 몽땅 피지않을까 생각해봤다.

그래도 찔레꽃과 아카시아꽃은 아직 소식이 없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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