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벚꽃잎이 흩날리는 봄날에

nami2 2023. 3. 28. 22:31

오래도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머물렀으면 하는 바램은

한낱 물거품이 되는듯...
어느새 거리에는 바람이 불때마다 벚꽃잎이 흩날리고 있었다.

예쁜 봄꽃들이 쉼없이 피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몽땅 흔적없이

사라지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것은 해마다 겪어보는 것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머물러주기를 바래는 것은 언제나 똑같은 마음,
자연의 순리 앞에서는 그냥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도
거역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  또 서글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벚꽃잎이 하염없이 흩날리는 봄날에

멍때리며 혼자 걸어보는 것도 이때 아니면 해볼 수 없는 것이니까

한번쯤은 분위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텃밭 주변에 '박태기나무'꽃이 화사하게 피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더라도 요즘은 봄꽃, 봄꽃 세상이다.

4월이 오기전에 한꺼번에 봄꽃이 다 피었으니까

정작, 4월에는 무슨 꽃이 피려는지, 자꾸만 궁금해진다.

 

박태기나무 꽃은 밥을 튀겨놓은  밥티기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북한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을 닮았다고 하여

구슬꽃나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박태기나무꽃의 꽃말은 우정, 의혹이라고 한다.

 

시골마을의 허름한 옛집 담장너머에 피고 있는
동백꽃이 왜그렇게 예뻐보였는지?
이곳 저곳에 지천으로 피고 있는 동백꽃이지만
또다른 느낌이 되어 발길을 또 멈추게 했다.

콘크리트 담장가의 동백꽃은 고즈넉한 향기가 나는듯 했다.
그냥 풍경 자체가 아름답다는 표현이다.

시골동네 길모퉁이에서 예쁜 모습으로
봄 이야기를 들려주는듯한...
분홍빛 이스라지 꽃이 한폭의 벽화 같았다.

시골동네 길을 걷다가 복사꽃이 예뻐서

담장너머로 들여다봤더니 빈집이었다.
누군가가 살던 빈집을  

혼자서 지키고 있는 꽃나무들이 애잔하게 보여졌다.

우리 아파트 한켠에 자목련이 참 예쁘게 피고 있었다.
벚꽃잎들이 호위무사가 된 것 처럼

은근한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푹 빠져들었다.

우리 아파트 정원 한켠의 자목련꽃과 벚꽃이

서로 어우러진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

분홍색깔의 도화꽃이 인상적이었다.

늘어져내린 어사화 같은 분홍 도화꽃이
시골동네 어느집 뜰앞을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다.

색깔이 아주 선명한 홍도화꽃도

벚꽃이 필 무렵에 함께 피고 있었는데

벚꽃보다는 꽃의 수명이 더 길을 것 같았다.

 

시골동네 어귀를 예쁘게 장식하는  봄날 풍경이  참 멋스럽기 까지 했다.

담장 너머로 들여다본
호젓하기만한 어느집 뒷곁의 풍경이 정겹기 까지 했다.

알바 하는 집의 텃밭풍경이다.
'야생갓'의 화사함이 봄날을 참 예쁘게 했다.

알바하는 집 텃밭의 '유채(겨울초)' 역시 꽃이 피기 시작했다.

 

겨울 부터 엊그제 까지 계속해서 야채를 뜯어 먹었는데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해안가 주변의 야채들은 갑자기 노란꽃을 피우느라고 바빠졌다.

 

해안가로 알바하러 가면서 마을버스에서 내렸더니
가는 곳마다 노란 유채꽃이 화사하게 반겨주는 것 같았다.

날씨가 흐려서 바다가 바다처럼 보여지지 않았다.

 

어스름한 저녁,마을버스에서 하차한후
집으로 가는 길인데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경이었다.

어둠은 점점 다가오는 시간이지만
이때 아니면 놓칠 것 같은 벚꽃 거리를
혼자서 멍때리며 걸어봤다.

세상속을 완전히 뒤덮어 버릴 것만 같은 벚꽃 세상도
어느 순간 부터 바람이 불때마다  

흩날리는 꽃잎으로 변하여, 세상 밖으로 사라져 간다면
또다시 *일장춘몽(一場春夢)*의 허무한 봄날이 되어
어느 누구라도  심한 가슴앓이의 휑한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게 될 것인가 괜한 오지랍이다.

 

벚꽃이 사라진 후의 그 쓸쓸함...
그래도 봄날은 갈 것이고,또다시 시작되는 4월 꽃들의 릴레이에
또다시 화사한 마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일장춘몽* 한바탕 꿈을 꿀 때 처럼 흔적도 없는 봄밤의 꿈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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