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벚꽃이 사라진 4월 봄날에

nami2 2023. 4. 6. 22:29

아주 흠뻑 봄비가 내렸던 이튿날인 오늘, 집밖으로 나가봤더니
비 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꽃잎들은
벚꽃뿐만 아니라
피고 있었던 모든 봄꽃들이 약속이나 한듯... 몽땅 꽃잎을 떨구었다.
그러잖아도 짧은 봄날인데, 비 바람을 탓해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모든 식물들에게는 가뭄 해갈 된 것은 고마웠으나  

과수나무의 예쁜 꽃들과 비중이 꽤 컸었던 벚꽃을

흔적없이 날려버렸다는 것이 자꾸만 곱씹을 만큼 쓸쓸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곳저곳에서  또다른 봄꽃들이 모란, 죽단화,사과꽃, 철쭉...등등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다는 것은
지금이 꽃피는 봄사월이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봄꽃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기에 또 어떤 꽃이 피게 될 것인가 기대를 해본다.

 

모과나무꽃이 한창 예쁘게 피고 있는 곳도 있었고  꽃잎을 떨군 곳도 있었지만
그래도 비 바람에도 아직은 멀쩡했다는 것이 고마웠다.

모과나무꽃의 꽃말은 유혹, 유일한 사랑이라고 한다. 

시골동네 길을 한바퀴 돌아보니

여러종류의 모과나무꽃도 그 나름대로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봤다.

울퉁불퉁한 못생긴 모과였지만
모과 향기도 좋고, 꽃도 예쁘며
모과차의 효능도 좋다는 것을 생각하면, 관심을 갖게되는 나무이다.

 

아주 화사하게 꽃이 핀 '명자꽃'의

또다른 이름은 아가씨 나무라고 하며

또 산당화라고도 부른다고도 했다.

 

명자꽃의 꽃말은 신뢰, 수줍음이라고 한다.

만첩수양홍도화는  비가 내리기 전날에 사진을 찍어뒀는데
비가 내린 다음 날에는 볼품없이 망가져 있음을 확인했다.

들판에 있었기에,비바람을 이기지 못했었나.. 아쉽기만 했다.

 

텃밭 앞의 어느집 담장너머 '만첩능수도화'꽃은

비가 내렸거나 말거나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우아한 꽃일수록 강인함이 면역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다.

 

아파트 뒷쪽에 있는 작은 농장의

복숭아꽃은 비 바람에도 흩으러짐이 보이지 않았다.

순백의 하얀 배꽃도 아직은 봐줄만 했다.

귀신을 쫒기위해 집 담장 옆에 심어 놓는다는 엄나무가

도깨비 방망이 처럼 무시무시 했다.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엄나무 순을 엄청 맛있게 먹는 것 같았다.

 

시골동네 마을 어귀에

수수꽃다리 꽃도 점점 예쁜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수수꽃다리 꽃의 향기가

봄날을 아주 분위기스럽게 하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은은한 꽃향기가 참  괜찮았다.

 

유채씨를 받기위해 시골동네 어귀를 예쁘게 만들어 놓은 유채밭은

비 바람에도 흩으러지지도 않은 아주 멋진 모습이 되어
여전히 아름다운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놓은듯 했다.

산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진달래꽃이  사라진 산비탈에
붉은 철쭉이 꽃동산을 만들고 있었다.

철쭉 중에서 가장 맘에드는 꽂 색깔이다.

뭐라고 표현 할 수 없는 미묘한 아름다움은

산속에 피어 있는 연달래의 모습 같아서 은근히 좋아 하는 철쭉이다.

 

             골담초꽃

해안가 어느집 마당가의 풍경

집주변의 벚꽃이 흔적없이 사라진 것이 너무 아쉬워서
아직 벚꽃이 남아 있는 곳 까지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봤다.
짧은 봄날에 잠시 스쳐가는 듯한 벚꽃의 화사함이었는데

그나마 빨리 사라져간 것에 자꾸만 미련이 남는 것 같았다.

7년 동안, 한겨울에 눈이 내린 길을 걸어본 적이 없었기에
꽃눈이 내린 길을 마냥  걸어봤다
하얀 눈이 쌓여진 길을 걷는 재미가 이런 것이었나
흰눈=꽃눈... 대리만족의  느낌은  참 괜찮았다.

집주변은 이미 벚꽃이 사라진 흔적 조차 보이지 않았다.

언제 '이 봄날에 벚꽃이 피긴 했었나' 했을 정도로...
그래서 해안가로 가는 길 위에서
마지막 벚꽂과의  짧은 만남을 가져봤다.

집 주변에서는 벚꽃이 화사하게 피었던  그 다음날에  

아주 흠뻑 가뭄 해갈하는 비가 내렸었다.
그리고  2~3일 주춤하는가 했더니, 계속해서 강풍이 불어댔다.

몸이 약한 사람은 날아갈 정도의 심한 강풍 때문에
참 지랄같은 날씨라고......너도나도 한마디 했었다.

 

이곳저곳에서 불평하는 소리가 들릴때, 나역시 한마디 거들었다.
그리고는 소리소문없이 꽃잎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봤더니

벚꽃은 설레이는 봄날에  아쉬움만 남기고 사라진 것 같아서  

괜한 미련이 껌딱지 처럼 끈질기게 따라붙는 것 같았다.

그래도 벚꽃의 인연은 짧았지만

피기 시작하는 화사한 '모란꽃'은 오래도록 붙들어둬야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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