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풍경이 아름다운 예쁜 4월

nami2 2023. 4. 11. 22:25

벚꽃이 머물다가 갔던 세상은  며칠동안 참으로 허전했고 쓸쓸했으나
세상은 또다시 노란 물결이 춤을 추는 것  같은 풍경으로
바라보기에도 기분이 좋은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생각치도 않았던 노란세상은...
우후죽순처럼 제멋대로 자생해서 잡풀 처럼 강인했던 야생갓의 변신이었다.
해안가 주변, 실개천 둑길, 수변공원 주변 그리고 들길에서도
노란 수채화 물감을 뿌려놓은듯한 예쁜 풍경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곱게 바라보지 않고 훼방하는 존재가 있었다.
태풍도 아닌 것이 태풍 흉내를 내고 있는 거센바람은
며칠째 나무뿌리를 뽑아낼 기세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날려버릴 태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바람 때문이라도 더욱 더

노란 물결이 춤을 추는듯한 들판은 여전히 예쁘기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얀꽃들의 릴레이는
노랑과 하얀색의 절묘한  조화가 되어서인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멀리서 보면 유채꽃 처럼 보였지만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노란꽃은 '야생갓'꽃이었다.

해안가 주변에도 노란꽃은 모두 야생갓...
쓸데없는 식물이라고 무시한 것이 엊그제인데
4월을 이토록 아름답게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전국의 들과 하천변 빈터에서 자라는 두해살이 풀인 '야생갓'은

톡쏘는 매운맛과 향이 어떤 식물보다 독특한 식물이라고 하는데

4월~6월 까지 유채꽃과 착각할 만큼의  노란꽃이 피고 있다.

 

야생갓은 쓸모없는 잡풀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효능이 좋았다.

항암효과와 항균효과, 뇌졸증, 뇌경색, 치매예방, 기억력향상...등등

아주 많은 약효가 있어서

사람들이 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캐가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앞쪽의 꽃은 유채꽃이고
바다와 가까운 곳에 있는 꽃은 야생갓꽃이다.
알바하는 집의 텃밭과 정원은 온통 노란 세상이 되었다.

어촌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니
보여지는 텃밭 주변은 모두  노란꽃이다.

멀리 바다가 보여지는 풍경속에는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노란색깔이 꼭 들어있었다.

무우꽃과 노란꽃이 예쁜 어느집 텃밭이다.

수변공원에도 온통 노란 야생갓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실개천을 따라서 산책을 하다보니  

역시 4월의 풍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쁘기만 했다.

어느집 뜰앞을 예쁘게 장식한 '양지꽃' 화분이 인상적이었다.
야생에서 자생하고 있는 양지꽃을 캐다가

집 안의 화분에서 키운다는 것은 못마땅 했지만

그래도 노란 꽃이 피는 세상이니까 예쁘게 봐주기로 했다.

등나무꽃이 지붕을 타고 가면서 예쁘게 피고 있었다.
등나무꽃은 5월에 피는 꽃인데...
계절의 흐름이 그러한데 등나무꽃도 어쩔수 없었겠지

이해 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백리향

텃밭 주변에 체리꽃이 피었다.
지난해에 직접 체리를 따먹었기에

자신있게' 체리꽃'이라고 강조해본다.

체리꽃은 그다지 흔한 꽃은 아니었지만
하얀꽃이 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뻤다.

공원길에 '아그배나무' 꽃이
아주 하얗고 풍성한 모습으로 꽃이 피고 있었다.

 

               꽃사과꽃

                 장미조팝

보라빛 팥꽃나무꽃만 보다가 눈을 의심했다.

이 땅에 '흰팥꽃나무' 꽃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신기하기만 했다.

울긋불긋 꽃귀신이 나올 것 처럼  
아파트 주변이나 공원길은 철쭉꽃으로 정신을 못차리게 했다.

 

봄꽃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꽃이 철쭉인데...

그 이유는 부모님이 계시는 산비탈 작은 집 주변은 공원묘지인데

이맘때면(기일쯤에)드넓은 공원묘지 전체에 울긋불긋 철쭉이 피고 있음이다.

너무 많이 피어서인지, 꽃이라는 개념이 없어졌던 것 같았다.
그중에서 하얀 색깔의 철쭉은 그런대로 봐줄만 해서 사진을 찍어봤다.

4월이 되면 그냥 마음이 울적하고 말로 표현 할 수없는 서글픔이 있다.
세상을 날려버릴 만큼의 거센 바람이 부는 텃밭에 쭈그리고 앉아서

어제도 오늘도 쑥을 뜯었고, 내일도 또 쑥을 뜯어야 했다.
4월에 우선 내가 할 일은 쑥을 엄청 뜯어야 하는 것이다.
쑥절편 1되,  쑥인절미 1되
쑥떡을 좋아했던 사람들의 젯상에 올릴 떡을 하기 위해서는
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 거센바람을 맞으면서라도 쑥을 뜯어야 하는데

쑥을 뜯고 있는 기분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얀꽃이 피는 4월의 시간들 속에는 서글픔만 가득 들어 있다는 것이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슴속의 응어리인 것 같다.
우리집 아저씨의 기일과

친정어머니의 기일이 코 앞에 다가오니 시간은 바쁘기만 했으나
하얀꽃들이 자꾸만 피고 있는

슬픈 4월이라는 것이 웬지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하얀 찔레꽃과 뻐꾸기 우는 소리

우리집 아저씨를 생각나게 하는 하얀 이팝꽃과 산꿩의 소리

두분을 모시던 장례식날에 산등성이에서 가슴을 서럽게 했던 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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