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전후로 어찌나 바쁘던지, 눈 코 뜰새없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내일이 입춘이다.
24절기 첫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로 여러가지 민속적인 행사가 행해진다고 하는데
난데없는 무법자인 코로나가 기승을 떨어서인지
일상에서의 모든 것들이 주춤하는 것 같아서 괜히 시큰둥 해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는 설명절이라서 바빴고, 음력 초이튿날도 또 바빴고
그래서 음력으로 정월 초삼일인 오늘, 날씨가 엄청 추웠지만
춥거나 말거나 음력으로 새해였기에, 정월 초삼일(음력1월3일)에 부처님을 뵙기위해 통도사에 다녀왔다.
그리고 자주가는 암자의 부처님께도 문안인사 여쭙기 위해, 통도사 산내암자 보타암에 들렸다.
보타암 약사전 앞에서 바라본 '영취산'이 가슴 후련할 만큼 시원스럽게 보여졌다.
복수초는 꽁꽁 얼어붙은 혹한의 추위와 눈 속에서 꽃이 피기 때문에 신비스런 꽃이라고 했다.
차디찬 흙속에서 곧바로 노란꽃이 올라오는 그 신비스런 모습은 정말 경이롭기 까지 하는데...
지난해 3월초에 이곳 암자에 들렸다가 뜰앞의 꽃밭에서 너무 많이 자란 멋없는 복수초 꽃을 발견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쉬워서 또다시 일년을 기약했었다.
머리속에 메모 해놓고, 3월이 아닌 2월초에 다시 그곳을 찾아가보기로 마음속으로 약속을했었다.
2022년 새해가 되면서
1월 중순 쯤 부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복수초를 찾으러 다녔지만, 모두 헛탕을 쳤었는데
오늘 통도사에 들렸다가, 이곳 암자' 뜰앞 꽃밭에서 애타게 찾던 노란 복수초를 만나게 되었다.
복수초(福壽草)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복(福)과 장수(長壽)를 상징하여 '복수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러시아 동북부 등지에서 분포하며
특히 일본에서는 새해가 되면 복수초를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복수초의 꽃말은
동양에서는 '영원한 행복' 서양에서는 '슬픈추억'이라고 했다.
혹시나 하고 암자에 들렸다가, 뜰앞의 꽃밭에서 앙증맞게 예쁜 노란 복수초를 발견하고
심마니들이 산에서 산삼을 만났을때 처럼 '심봤다'를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찌나 반갑고, 예쁘고 신기했던지?
엄동설한에 얼어붙은 땅을 헤집고 나와서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꽃을 피우는 모습이 정말 감동스러웠다.
먹어보고 싶을 만큼 예뻤고
진주알 처럼 눈이 부시게 아름답던 '백당나무' 빨간 열매가 추위에 완전히 쪼그라졌다.
그런데, 그 모습이 애처로웠지만 아직도 예뻐보였다.
통도사 영각 앞의 수령 370년 된 '자장매'가 올해는 꽃피는 시기가 늦어졌다.
해마다 입춘 전 후로 화사하게 꽃이 피어서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기쁘게 했는데
목이 아프도록 나무 꼭대기를 올려본 후, 겨우 꽃 한 송이를 찾아냈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놓고도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활짝 핀 홍매화 한송이를 사진 속에서 또 찾아야 했다.
해안가에 근접한 집 주변에서는 벌써 매화가 제법 예쁜 꽃송이를 보여주고 있었고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았다고 했던 겨울인데....
산속의 겨울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혹한이었나보다.
통도사 자장매는 다른 겨울에는 설명절 전후로 꽃이 제법 피었건만, 올해는 아직도 깜깜소식이었다.
가장 많이 부풀었다고 하는 홍매화 꽃망울이다.
이 정도라면 아직도 한달...
다음 달의 음력 초하루(3월3일) 쯤에는 제법 화사한 꽃을 볼수 있으려는지 그것도 미지수이다.
또다시 홍매화 꽃 한송이를 또 찾아냈다.
모두 합해서 활짝핀 꽃은 두송이
그 꽃을 찾느라 목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고, 줌인을 해서 사진 찍는다고 시간도 소비했다.
설명절이 지난후의 통도사 홍매화가 이런 모습이라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사진을 찍어놓고도 또다시 홍매화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했다.
한동안 예쁘게 피었던 애기동백꽃이 산속의 절집에서 모두 사라졌다.
영하의 날씨라는 것이 꽃들을 주춤하게 해놓고, 입춘 쯤에 다시 꽃망울을 틔우는 것 같았다.
해안가보다는 산속이 엄청 춥다는것을 실감하게 했다.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자생한다는 비파나무에서 또다시 꽃이 보여졌다.
한 겨울 매서운 추위와는 상관없는듯...
점점 비파나무 꽃이 예뻐져가고 있었다.
입춘 쯤에는 어김없이 눈을 뜨는 '버들강아지'이다.
살얼음이 얼어있는 계곡 근처에서 버들강아지를 만났다.
날씨가 춥거나 말거나 원예용 제비꽃은 강인한 것 같았다.
노란색깔이 복수초 만큼이나 예쁘다.
영하의 날씨인데도 제법 예쁜 모습으로 봄을 기다리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그러나 남겨진 짧은 시간의 겨울 보다는, 닥아오는 긴 시간의 봄이 있다는 것이 희망이기 때문에
꿋꿋하게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얘기를 꽃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돌틈사이에서 제법 예쁘게 꽃을 피우는 모습에 위로의 박수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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