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아직도 이곳은 가을 끝자락...

nami2 2021. 12. 9. 21:24

오늘 한낮의 기온은 17도였다.

요즘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하루의 기온을 체크 하지 않으면, 외출을 하면서 날벼락을 맞게된다.

차거운 바람 한점 불지 않는 한낮에 ,겨울 옷차림으로 시장을 보러 갔다가  어찌나 더운지?

장갑을 벗고, 목도리를 풀어서 손에 들고, 쟈켓의 단추를 풀어 헤치고...

길을 걷는 사람들은 무용지물이 된 겨울옷들을 벗어서 손에 들고 다니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고 부랴부랴 무우를 뽑아 놓고보니 기온은 다시 가을로 되돌아간듯 했다.

들판에는 봄꽃인지, 가을꽃인지 구분이 안되는 꽃들이 자꾸만 피어나면서

이곳의 세상은 틀림없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텃밭 한켠에는 이른봄에 피는 '광대나물'꽃이 제법 무리를 지어서 예쁘게 피고 있음을 메모해본다.

 

아파트 후문 입구의 은행잎이 예쁘게 물이 들기 시작하더니 노란 융단을 깔아 놓은듯 했다.

다른 곳에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노란 은행잎을, 이곳에서는 이제서 단풍잔치를 하는 것 같았다. 

 

세상이 온통 삭막한 겨울나무 뿐인데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새삼스러운 기분으로 만추를 느껴본다.

 

시골동네 담장 너머에는 노랗게 익어가는 '유자'가 멋스럽게 보이기 까지 했다.

추운날, 유자향이 물씬 풍기는 따끈한 유자차 마실때의 기분을 연상케 한다.

 

가끔씩 찾아가는 공원길에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제법 멋스런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달력의 날짜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지금이 12월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아파트 공원 입구에 서있는, 암 수의 은행나무가 

지금의 계절은 겨울이 아니고, 가을 끝자락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담쟁이 넝쿨의 예쁜 모습에서,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더욱 빨간빛을 만드는 '남천'열매가

꽃보다 더 화사한 열매가 되어서  12월의 공원길을 예쁘게 만들고 있다.

 

12월이 중순으로 가고 있는데, 보석처럼 예쁜 빨간 '구기자 열매'가 여전히 눈을 호강시키고 있다.

지칠줄 모르는 화사함과 영롱함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숲길을 지나면서 습관처럼 하게 되는 보물찾기를 해봤다.

빨갛고, 파랗고, 영롱하고... 진짜 보물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배풍등 열매였다.

 

겨울날에 새들의 먹거리가 되는 '배풍등'열매는 그리 흔하게 만나는 열매가 아닌데

오랫만에 집 근처 숲길에서 보물찾기를 성공했다.

 

엊그제만 해도  밤부터 새벽 까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적이  제법 있었다.

배초향(방아꽃)이 진한 보라색이  되었다는 것은 그동안 날씨가 추웠음을 말해준다.

이제는 거의 사그러들어서 흔적조차 없는 꽃인데, 바라볼수록 신기했다.

 

사람의 나이로 따지면 100세를 넘긴, 장수식물이 되었다.

늦여름 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서  11월쯤이면 거의 사라져가는 배초향(방아)꽃이거늘

아직도 이렇게 예쁜 모습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겨울날, 새들의 먹거리치고는 너무 멋지게 매달려 있다.

오롯이 5형제가 추운 겨울날에 똘똘 뭉친듯...

 

12월이 제법 지나가고 있는데, 국화꽃은 여전히 예쁜 모습이다.

어스름 저녁 무렵에 걷기운동을 하면서 언제쯤 시들것인가 확인하면서

매일 같이 눈도장을 찍어보는 국화꽃이다. 

 

국화꽃이 사그러들지 않는 시골마을은 가는 곳마다 아직도 예쁜 모습으로 뜰앞을 지키고 있다.

이제서 꽃봉오리가 맺히는 것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피고 지고를 언제 까지 반복할 것인지는 물어보진 않았지만

건강상태를 보아서는  한해를 마무리 하고, 새해를 맞이할 것 처럼 보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