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에는 비가 한번 내릴 때마다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꽃이 피기 시작하고
늦가을에는 비 한번 내릴 때마다, 정신 못차릴 만큼 추워져서 겨울을 재촉한다는 것이 사실인냥
비가 내렸던 것은 짧은 한나절이었건만 계절이 껑충, 또다시 겨울로 곤두박질 쳤다는 것이 황당하기만 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갑자기 변했다.
두꺼운 패딩옷은 물론이고, 털목도리와 털모자 그리고 장갑이며 털신 까지...
정작 엄동설한의 추운 계절에는 무슨 옷을 어떻게 입고 다닐 것인지 궁금해졌다.
아직 음력으로는 10월초순이고, 한참 단풍으로 물든 멋진 만추의 계절인데, 어쩌다가 이지경 까지 갔는지
계절의 흐름을 망각하는 식물들은 점점 더 많아져서,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들쑥날쑥이며 뒤죽박죽인데
사람들의 마음은 기온이 약간 싸늘해지기만 해도 추위에 엄청 나약해진다는 것이 그냥 의아해 할뿐이다.
그것도 코로나 영향으로 돌려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엊그제 음력 10월 초하룻날(11월5일)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한달에 한번씩만 가는 사찰이라서 그런지 갈때마다 바뀌는 계절의 변화를 놓칠수가 없었다.
이때 아니면 만추의 풍경을 절대로 볼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 될 것 같았다.
다음달 음력 11월 초하루에 이곳에 갔을때는
일주문 앞, 울창한 나무가 있는 개울가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 쓸쓸한 겨울풍경이 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도 바쁘고, 사진을 찍는 손도 바빠졌다.
아직은 곱게 물이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서, 약간은 어설픈 단풍길이었지만
그래도 한달 뒤인 음력 11월초하룻날에는 이런 풍경도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이 정도의 단풍에도 만족 하기로 했다.
통도사 개울가의 예쁜 모습은 지금이 절정이 아닐까 가늠해본다.
일주문앞의 우중충한 단풍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해안가에서는 이런 풍경도 절대로 구경할 수 없음이 늘 유감으로 생각한다.
짭짤한 해풍때문인지, 거센 바람 때문인지
단풍구경을 할 수 없는 해안가에 앙상한 나목에 비하면, 통도사의 이런 풍경도 감지덕지 해본다.
단풍이 물들면서 바빠지는 계절은 한꺼번에 낙엽 까지 뒹굴게 했다.
나풀 나풀 바람이 불때마다 떨어지는 예쁜 낙엽은 만추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었다.
적당하게 날이 좋은 날에
그림물감 뿌려 놓은듯한 풍경에 마음 속 까지 힐링이 되는듯 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앞의 나무들
이끼가 끼어서 세월의 무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목나무 사이로 보여지는 가을풍경은 ....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라서 출입금지라는 팻말로 발걸음을 멈추게 했지만
곱게 물이 들어가는 단풍나무 덕분에, 담장 밑에서나마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찍어봤다.
올해도 변함없이 요사채의 붉은 감은 여전했다.
겨울내내 새들이 먹이를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흐뭇했다.
까치, 곤즐박이, 딱새, 직박구리, 어쩌다가 까마귀 까지...
요사채의 출입금지 공간이라는것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담장너머로 살짝... 카메라만 디밀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통도사 장독대
싹뚝 싹뚝....
팔 다리 모두 잘려나간 것 같은 나무가지에 빨간 보석처럼 예쁘게 매달린 꽃사과 열매!!
가람각 옆, 울창한 고목나무의 만추 풍경
가만히 담장 밖 개울가를 바라보니, 바람에 날려서 떨어지는 예쁜 낙엽들이
나뭇잎 배가 되어서 물위로 떠다니는 모습도 멋져보였던 늦가을날이었다.
천왕문 앞에서 일주문 까지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천왕문 앞의 단풍
개울가 다리위에서 바라본 통도사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이때 아니면 절대로 볼 수 없는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한산하기만 했던 통도사에도
하나 둘.... 코로나로 인한 움츠림이 풀리는듯 했다.
음력 10월 초하룻날(11월 5일)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일주문을 넘나들었다.
만추의 풍경을 즐기러 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사리탑 참배객이 제법 많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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