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금정산 등산을 끝내고, 산성마을로 하산을 하다가 스치듯 지나칠뻔 했던 국청사 앞에 머물렀다.
지난해 초겨울에 잠시 들렸을때는 아무것도 없었던 황량한 '국청사' 경내가 참으로 을씨년스러웠는데
올해의 금정산 등산은 지난해 보다는 조금은 이른듯, 금정산성 북문을 거쳐서 산성마을로 하산을 하면서
국청사 뜰앞에서 예쁜 가을을 볼 수 있었다.
국청사는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금정산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 말사로서
신라시대 의상대사(625~702년)께서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국청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조선 숙종29년, 금정산성 축조와 함께 중수하여 이름을 국청사라 칭하고, 순조 26년의 중건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는데
현판에는 숙종29년(1703) 금정산성 중성을 쌓은 후, 적을 막고 지키어 나라를 보호하니
그 이름을 국청사라 칭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 처럼
국청사는 국난을 지키어온 호국도량으로서 그 유구한 역사가 깊다고 한다.
국청사 입구에는 눈에 띌 만큼 예쁜 가을색이 곱게 물드고 있었다.
부산 금정산에는 크고 작은 금정의 봉우리들이 능선을 따라 연결된 곳에는 넓은 분지를 형성해 자리한
금정 산성마을이 있다.
산성마을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축조된 금정산성 안의 촌락으로, 해발 810m의 산정상에 서서 살펴보면
우리 조상들이 이곳에 왜 국내 최대규모의 산성을 쌓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금정산성과 산성마을의 역사와 전설은 곧 호국이념으로 정철돼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바로 이곳 금정산성 안에 세개의 신라고찰이 있는데
국청사, 미륵사, 정수암이 그것이며, 모두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국청사 대웅전 앞
산령각
고즈넉하기만한 국청사 뜰 앞에서 바라본 경내는 곧 만추의 풍경이 멋지게 장식될것 같았다.
이곳 저곳에서 제멋대로 피고 있는 국화꽃이지만, 그 향기 만큼은 절대로 무시못할 만큼 그윽했다.
국청사라는 고찰과 잘 어울리는듯한 , 참으로 멋스럽게 자리잡은 국화꽃이라고 생각했다.
돌틈사이로 뿌리를 내리며 자라나는 국화꽃이 정말 예뻐보였다.
국청사 뜰앞에 핀 국화꽃
일부러 화분에 심겨져서 전시되는 국화꽃보다는
자연미가 있는 뜰앞의 국화꽃의 향기가 더 짙게 코 끝을 자극했다.
저물어가는 늦은 오후의 국청사 경내에서 만났던 국화꽃들은 모두가 다 예뻐보였다.
고즈넉한 절집에서 풍겨나오는 그윽한 국화향은 마음속 깊은 곳 까지 정화시키는듯 했다.
늦가을날의 뜰앞에 핀 꽃들은 계절의 감각이 없는듯한 꽃들도 제법 눈에 띄였다.
여전히 탐스러운 초가을날에 피는 '천일홍'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지만, 사그러들줄 모르는 것 같았다.
꽃범의꼬리
천사나팔꽃
다육이
자주닭개비
란타나
이곳 국청사는
삼천대천 시방세계의 구국혼령과 이름도 성도 없이 법호와 법명만으로 국난 극복에 앞장섰던
고귀한 의성군들, 여러 혼령들을 위하여 천도재를 정성껏 봉행해왔다고 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임진왜란 이후인 영조42년(1766년) 경상감사가 억불승유 정책속에서도 불구하고
나라를 지켜온 호국도량 국청사의 사지(寺地)에 잘 나타나 있다고 한다.
이곳 국청사 법당에서 염불을 하면, 전쟁 중에 죽어가는 신음소리, 날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나서
도저히 기도를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1982년에는 맑은 약수가 샘솟는 연못을 확장하고, 한가운데 지장보살보원 3층석탑을 건립하여
구천에 헤매는 영가들을 극락세계로 천도 하였더니, 그 뒤 부터 울음소리가 없어지고
청정한 지장기도 도량으로 거듭났다고 전한다.
국청사를 나와서
산성마을 길을 걸어서 버스타는 곳으로 열심히 걸어가며, 눈에 띄는 것들은 모두가 국화꽃들이었다.
이곳 금정산성 마을은 전형적인 산골마을로서 부산 시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예쁜마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곳곳에 또하나 눈에 띄는 것은 산성막걸리와 염소불고기와 오리고기 그리고 토종백숙....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꿈속에서도 먹어보지 않은 기막힌 음식들의 간판이 즐비했다.
태어나서 한번도 입에 넣어보지 않았던 음식들의 메뉴앞에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냥 국화꽃과 붉은 감나무와 시골집들을 바라보면서 온천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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