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어디선가 태풍의 조짐이 있다고 하면,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것이 특혜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로나와 함께 최고조로 기승을 떤다는 폭염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다른나라 이야기 처럼 들려온다.
6호 태풍이 어디쯤에서 어떻게 생겨나는지는 관심도 없지만, 그로인한 선선한 바람만은 감사할뿐이다.
언제까지 이런 특혜를 받을런지는 모르나 ,아직은 에어컨을 가동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지방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까지 하게 만드는데....
태풍의 스트레스가 여름 내내~ 초가을 까지는 계속해서 이어질지언정, 지금은 우선 당장 시원하다는 것이다.
얕으막한 산을 중심으로 산밑에는 아파트, 그리고 산너머에는 바다
태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줄때는 인정사정없이 모두 초토화되듯 날아가버리지만
어디선가 스쳐지나가는 태풍으로 인한 바람은 매미소리도 조용하게 만드는 선선한 밤이 되고 있었다.
며칠 전에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뜰앞은 아직도 수국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도심 주변에서는 수국이 시들어가는 모습인데
산속의 암자에서의 '수국' 꽃은 수수한 아름다움으로 여름날을 장식하는 것 같았다.
무더운 여름날의 보랏빛은 더위를 식혀주는 색깔처럼 보여졌다.
푸르름이 있는 화단가에 피어 있는 '비비추'가 웬지 시원해보인다.
비비추꽃
수국꽃의 색깔은 나무가 자라고 있는 토양에 따라 꽃 색깔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 바라볼수록 신기했다.
몇 발자욱 밖에 안되는 숲길에서, 수국이 여러가지 색으로 변화되는 모습이 예쁘다.
취운암의 '산수국'은
여름이 끝날때 까지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지난해에 본 적이 있었다.
산수국은 7~8월에 청남색꽃이 가지 끝에 산방화 처럼 달리며
중심부에는 유성화, 가장자리에는 무성화가 핀다.
씨를 맺는 진짜꽃인 유성화가 가운데에 있고
씨를 맺지 못하는 가짜꽃인 무성화가 가장자리에서 피는 산수국은 볼수록 신기했다.
볼수록 신기한 '산수국'의 중심부의 유성화 그리고 가짜꽃인 가장자리의 무성화!!
산수국의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고 한다.
가을바람을 몰고 올 것 같은 보랏빛 '맥문동' 꽃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취운암 담장가에 핀 '붉은 수국'이 싱그러워 보였다.
수국!!
보타암 뜰 앞에 백합이 피고 있었다.
이날의 기온은 34도!
꽃을 바라보는 마음도 더위에 지쳐가고 있었지만, 화사하게 핀 모습이 혼자 보기 아까웠다.
보타암 법당 앞에 핀 하얀 백합!
취운암 화단가에 핀 오묘한 색깔의 백합에서 향기가 더위를 잊게 해줬다.
터덜 터덜...
내리쬐는 오후 2시의 기온은 34도 폭염이었지만
꽃을 찾아 보기위해 암자 숲길 부터 시작해서 마당가를 혼자서 서성이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했다.
보타암 약사전 뜰 앞의 백합!
예전부터 손톱에 물을 들이기 위해서는 빨강 봉숭아꽃을 심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하얀 봉숭아꽃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하얀 봉숭아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대충 사진을 찍어 보았다.
청초하게 보여지는 '과꽃'은 비구니 암자와 잘어울리는 꽃이라고 생각했다.
옛 생각이 아련하게 떠올려지는 그리움이 있는 꽃이다.
비구니 암자 보타암은 지난 4월 부터 아직도 공사중이다.
무언가 어수선해 보인다는 것은 경내가 몽땅 공사중에서 마무리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채송화, 백합, 과꽃, 봉숭아꽃이 예쁘게 피고 있는 보타암은 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는 암자였기에
뜨거운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2시에 경내를 한바퀴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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