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여름날의 통도사 숲길 걷기

nami2 2021. 7. 15. 23:08

밤 10시가 넘었는데 한낮처럼 들려오는 매미소리가 폭염의 여름임을 알려주는듯 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이지만

에어컨을 가동할 정도는 아니고, 선풍기가 꺼지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 열대야는 사실인 것 같았다.

그래도 산너머가 바다이기 때문에, 바다에서 부는 바람과 산에서 부는 바람이 동행을 해주니까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보다는 자연의 특혜를 받는다는 것이  약간은 미안함이 있다.

코로나, 그리고 폭염과 연관 지어지는 마스크 그리고 땀띠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부딪힌 턱밑...

어떻게 이 여름을 잘 지내야 하는 것인지, 머리속은 자꾸만 불지옥으로 가는 것 같다.

 

늘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통도사 숲길인데...

20년동안 다녔던 통도사 숲길은 한번도 이렇게 썰렁한적이 없었다.

폭염일때도, 혹한의 추위에도

강풍이 몰아치는 비바람에도, 이 숲길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곳인데...

4번째로 찾아온 변이 바이러스 코로나의 횡포는 유서 깊은 통도사 숲길마져 썰렁하게 했다.

 

앞을 보아도 뒤를 돌아보아도

불보사찰' 통도사로 가는 숲길은 어쩌다가 몇몇 사람들의 발걸음이 보일뿐

진짜 사색의 길이 된듯 했다.

 

통도사의 숲길을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는

구불거리는 오래된 소나무들을 춤추게 하는 것 같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길이라는 뜻인데 

무풍한송로를 20여분 따라가다보면,일주문이 나오고, 천왕문, 불이문을 거쳐서 경내로 들어가면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금강계단 불사리탑이 있다.  

 

꽃이라고는 나리꽃과 능소화꽃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여름날에

애기범부채 꽃을 숲길에서 만났다.

 

             애기범부채

 

카라꽃'인듯한 꽃이  '부도원' 앞 화단에서 만났다.

 

여름꽃 대열에 낀 애기범부채꽃이 이곳저곳에서 매혹적인 색깔로 시선을 끌게 했다.

 

매미소리 요란한 여름날의 통도사 울창한 나무숲 밑에는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게 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일주문으로 가는 길목에서

하얀 백합꽃이 화사함으로 눈인사를 건넨다.

 

성보박물관 앞의 보라빛 '도라지꽃'도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고 싶은 것인지, 끝도 없이 키가 커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저렇게 키가 큰 도라지꽃은 통도사에서 처음 보았다.

 

일주문에서 천왕문으로 들어가는 길에도  역시 사람들이 발걸음은 너무 뜸했다.

음력초하루에서~ 초3일까지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금강계단의 불사리탑 문을 열어놓기 때문에

탑돌이를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음인데, 코로나, 코로나,코로나의 횡포는 기가막혔다.

 

경내를 한바퀴 돌아보고 나올때의 일주문 앞은 역시 쓸쓸했다.

진짜 이런적은 20년 동안 다녔어도 ,한번도 없었다.

 

불이문 앞에서 낯선 손님을 만났다.

통도사에서 키우고 있는 녀석인지, 공작새가 불이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통도사 삼성반월교

 

통도사 삼성반월교에서 바라본 일주문앞이다.

다리위에 놓여진 꽃을 배경삼아서 일주문앞을 찍어보니 색다른 풍경이 된듯 했다.

 

다리위에서 바라본 일주문 앞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들이 발길에도 언제나 멋진 풍경이었는데

사람의 발길이 뜸한 ,음력 초3일날의 풍경을, 코로나가 망쳐놓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유서깊은 통도사의 고즈넉한 풍경도 한번쯤은 볼 수 있었음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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