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아직은 ... 늦가을

nami2 2020. 12. 2. 22:23

달력의 숫자로는 초겨울이 시작된지 이틀째

그러나 아직은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어설픈 세상인 것 같았다.

코로나는 하루가 다르게 기승을 떨고 있건만, 겨울이 되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동해남부 해안가의 식물들은

모두가 작심한듯, 아직은 겨울마중을 하지 않기로 단합을 한 느낌이다.

세상이 점점 요지경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것인지는 가늠이 안되지만

일단은 이곳저곳에서 화사한 꽃을 볼수 있다는 것을 즐거움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졌다.

5월에 피는 분홍장미가 빨간열매와 함께, 겨울세상속에 머물러 있다.

 

 참으로 대조적인 풍경이다.

 5월에는 절대로 볼수 없는... 겨울날의 '애기동백꽃'은 자꾸만 화사해져가는데

 겨울의 한켠에서 자리잡고 있는 '장미꽃'은 집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에도 아주 잘 어울리는 '애기동백꽃'이다.

 코로나 세상은 마냥 우울하기만 한데, 꽃의 화사함이 마음을 다스려주는듯 하다.

 

 아파트 후문 입구의 은행나무가 이제서 노랗게 물이 들었다.

 멀리서 보면 ,봄날의 개나리꽃으로 착각을 할 것 처럼 예쁘다.

 

산등성이 보다 키가 큰 고목나무가 멋져보였다.

아마도 느티나무가 아닐런지

겨울나무가 된 고목나무는 언제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그냥 마음이 편안하다.

내가 죽으면 저런 고목나무가 되길 간절히 바랬던, 지난날의 생각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산국"이 여전히 예쁘게 피고 있다.

 분명, 계절은 12월의 초겨울인데...

 

 늦은 오후, 산책길에서 만난 흰구름이 예뻐서 줌인을 해봤다.

 오후의 날씨는 낮보다는 훨씬 춥지만, 걷기운동은 꼭 오후 4시쯤 하게 된다.

 혼자 걷는 것이 지루해서 이것저것을 자꾸만 눈여겨보게 된다.

 

 늦가을의 감나무는 참으로 쓸쓸하게 보여진다.

 하늘의 조각달이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오후 4시30분쯤 시골동네길을 매일같이 몇바퀴 돌게 된다는 것이 요즘 할일이다.

 갈곳이 마땅치 않은, 겨울의 코로나세상은 진짜 재미없다.

 

 시골동네 어귀의 국화꽃이 가을날 처럼 예쁘게 피어 있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꽃의 화사함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늦가을이다.

 

 아파트 후문에서 바라본, 언덕위의 풍경이 한폭의 그림처럼 멋졌다.

 요즘은 이곳저곳에서 보물찾기 하듯, 눈여겨보면 아직도 가을풍경이 많았다.

 언뜻 보여지는 풍경은 겨울이지만, 꼭꼭 숨어있는 풍경들은 보물 처럼 귀해보였다.

 

 한밤중의 기온은 2도~3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국화꽃의 짙은 향기는 많이 사라졌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기력이 빠져나가는것 처럼 보여져서 애처롭기 까지 했다.

 

 12월 초인데도 이렇게 예쁨을 보여준다는 것이 고마웠다.

 국화꽃은 된서리에도 강한 녀석들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눈이 내려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꽃이 국화라고 했으니까

 한밤중의 추위쯤은 견딜수 있었나보다.

 

 들판의 국화꽃도 여전히 탐스럽다.

 밤에는 이불을 뒤집어 씌워놓는 것도 아닌데, 어찌 이리 예쁜 것인지?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단풍들이 언제쯤 모두 사라질런지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가에 서있는 앙상한 겨울나무의 모습이 예쁘다.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 그대로 매달려 있어줬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누군가 그려놓은 담장의 벽화가 이렇게 아름답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자연이 그려놓은, 그림 한장이 너무 예뻤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 안간힘을 쓰는 생명력은 언제쯤 지칠런지
힘내라고....지나갈 때마다 응원 해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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