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나만의 사진첩

쓸쓸한 베란다를 화사하게 하는 꽃들

nami2 2020. 5. 4. 23:59

        텃밭 주변에는,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이 웬만한 가믐에도 끄떡않고  아주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눈을 크게 뜨면 돌틈에 가재도 있고, 더러는 도룡뇽도 볼수가 있다.

        도룡뇽이 눈에 띈다는것은 산에서 흐르는 물이 맑고 깨끗하여 1급수라는 것인데 ....

        요즘에는 이틀이 멀다하고, 그 맑은 물을 퍼다가 텃밭에 준다는 것이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비가 내려주기를 간절하게 기원하면서  어쩔수없이 물을 퍼다 주다보니 

        어깨가 빠지는것 처럼 아프면서 몸살증세가  자주 나타났다.

        신체의 어느 한구석이 약간 불안한 증세를 보이면서

        자주 몸살을 앓는다는 것은 체력이 바닥이라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다행히 비소식이 있었다.

        비 올 확률이 60%....꽤 기대할만 했건만

        극심한 봄가믐에 내린 비는, 딸기를 담는 빨간 그릇으로 기준하면, 두개 정도의 빗물이 고작이었다.

        모종을 심어서 적응하기 까지는 자주 물을 주어야 하는데, 텃밭 옆의 도랑에는 물이 마른지 오래여서

        계곡에 물을 퍼다가 주려니까 텃밭농사가 자꾸만 버거워지는것 같았다.

        그래도 물퍼다주는 일과 풀뽑기가 텃밭관리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하루일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정신이 없을때가 많아지는것 같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집 공작선인장이 꽃을 피워주었다.

                 몸살을 앓고, 또 밭에서나가서 일하고, 걷기운동하고 , 또 아파서 누워 있고....

                 요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는 것 처럼 그냥 그렇게 지나가고 있는데

                 한달에 두번,베란다의 화분에 물주는 시기가 되어서 나가봤더니

                 공작선인장이 혼자서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꽃필때는 되었을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빨리 꽃이 필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화분에 물주러 나갔다가 처음 발견했을때는  벌써 이만큼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해는 두개의 꽃봉오리가 꽃 필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것에 괜히 미안했다.

                    자주 들여다 볼수 없었다는것이 왜 그렇게 미안했는지

             저녁쯤에는 꽃이 만개할 것 같았지만

             약속이 있어서 밖에 외출했다가 저녁 늦게 돌아오게 되면

             혼자서 꽃이 만개 했을 것 같아서 또 미안했다.

                   서울 동생집에서 내려온 제라늄이 일년만에 꽃을 피웠다.

                   제라늄 중에서는 그다지 흔한 것이 아니라서 꺾꽂이를 한후 일년을 기다렸더니

                   예쁜꽃을 볼수 있었다.

                 베란다에서 또다른 제라늄이 화사하게 자꾸만 꽃을 피우고 있다.

                 단풍제라늄이다.

                 피고 또 피고, 지칠줄 모르게 자꾸만 꽃을 피워서 집안을 화사하게 하는것 같았다.

                 가만히 그냥 놔둬도 알아서 꽃을 피우는  우리집 15년차 '접란'이다.

                 몇번이나 내다버리려고  들었다 놨다를 반복....

                 많은 화분이 모두 버려졌는데, 그래도 나에게 선택받은 화분인것을 알았는지

                 꽃을 피워주고 있었다.

                     저녁 8시쯤 집으로 돌아왔더니  꽃이 반쯤 피어 있었다.

                     선인장은 왜 낮에 꽃이 피지않고, 밤에 피는 것인지?

                     몇년을 지켜봤지만, 여전히 밤에 꽃을 피운다.

                  밤 12시쯤에 베란다에 나갔더니  이렇게 화사하게 꽃이 피었다.

                  주변이 어두워서 꽃색깔이 그리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한밤중에 꽃이 활짝 피는것을 지켜보려고, 눈꺼풀이 붙는것도 애써 참아가면서 시간을 기다렸다.

                  지난해에는 4월25일에 꽃을 피웠는데, 올해는 5월3일에 꽃을 피워주었다.

                  그냥 감사했다.

                  사람소리가 나지 않는 집의 베란다에서, 그래도 내 발자욱 소리를 들어가면서 시간을 보낸후

                  화사한 꽃을 올해도 어김없이 피워주었다는것이 그냥 또 고마웠다.

                  맨 위의 꽃사진은 이튿날 아침에 찍은 사진인데, 색깔이 약간 차이가 있는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