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도심으로 나가본지도 꽤 된것 같았는데, 계산해보니 이제 겨우 20일째...
눈 딱 감고 지하철을 이용해서 사찰에 다녀올까 생각했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았다.
나의 섣부른 행동에 감염이라도 된다면, 죄없는 아파트 사람들이 격리될까봐 하는 염려스러움이다.
확진자 동선이라는 것이 "내가 가고자 하는 행선지 주변이라는 것 " 수시로 날아드는 문자 메세지가 겁을 주는 것 같았다.
날씨는 화사했고 봄꽃들은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데, 암울한 봄날은 언제쯤 끝이날런지?
그래도 집안에서 리모컨을 만지작 거리는 것 보다는 ,할일이 많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른 봄날이기에 텃밭일이 그냥 바빴다.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봄꽃들은 계속 피어났다.
겨울을 이겨낸 텃밭 채소들도 시간여유도 없이 계속해서 꽃대를 올리니까 손질할것들이 많았다.
봄동배추도 모두 뽑아서 손질해야 하고, 유채도 그렇고, 쪽파, 시금치, 대파 ...등등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게으름을 피웠다가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몽땅 버려야 하는 채소들이 나를 자꾸만 텃밭으로 유인을 했다.
요즘같이 우울한 세상에 할일이 있어서 바쁘다는 것이 좋은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첫째 머리가 땅에 닿으면, 잠속으로 빠져든다는 것이 좋은 일인 것인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진다.
베란다에서 함께 살아가는 녀석들이 화사하게 꽃을 피워주었다.
우리집 베란다는 완전한 봄이 되었다.
게발선인장이 꽃봉오리를 보이기 시작한지 한달만에 꽃을 보여주었다.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꽃피는 것을 기다리다가 숨 넘어 가겠지만
처음으로 피는 꽃이라서 꽃봉오리를 보여준것만도 고마워서 활짝 피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한달쯤 되는 어느날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다른 선인장꽃들은 피었다가 금방 사라지는데
게발선인장꽃은 참으로 오래간다.
활짝 꽃이 피어서 열흘이 지났는데도 꽃이 질줄 모른다.
그냥 이대로 계속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보았다.
제라늄은 마치 수국처럼 탐스럽게 베란다를 화사하게 만들었다.
꽃기린이 꽃봉오리를 보이더니 소식이 없었다.
15일쯤 지나니까 꽃이 피기 시작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니까 쑥쑥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한 군자란...
가운데 있는 화분에서 먼저 꽃색깔이 보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베란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3일쯤 지나니까 꽃잎속에서 꽃술을 볼 수 있었다.
두번째 화분에서 꽃을 보이기 시작한지 일주일쯤 지나서
첫번째 화분에서 붉은빛이 감돌며, 꽃을 피우려고 준비중이다.
첫번째 화분도 제법 예쁜 모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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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화분에서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첫번째, 두번째 화분은 그런대로 예쁜데
세번째 화분은 아직 꽃대에 붉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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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화분.....
이제서 세번째 회분에서 옅은 꽃물이 들기 시작했다.
첫번째도 예쁜 꽃을 피우고 있고
두번째는 하루가 다르게 제법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번째는 막내라서 그런가 아직도 뜸을 들이고 있다.
세개의 화분에서 한꺼번에 꽃이 피었다가 사라지면, 내가 서운하게 생각할까봐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의 화분들이 시간 간격을 정했던 것인지
다시한번 자연의 오묘함을 느껴보는, 우리집 베란다의 녀석들이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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