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나만의 사진첩

우리집 베란다에 피는 꽃

nami2 2020. 3. 27. 23:49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하루종일 추적거리며 봄비가 내렸지만,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텃밭에서 약간 무리를 하고 돌아왔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모종하기 좋은 봄날의 이슬비 내리는 날에는 은근히 텃밭에서 할일이 많았다.

       이쪽 밭은 지금 현재의 텃밭이고, 저쪽 밭은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밭인데, 밭주인이  저쪽 밭 종료일을 늦춰주었다.

       마늘과 양파를 수확하는 시기는  5월말쯤이므로 많은 텃밭지기들이 밭주인과 타협을 했던 것 같았다.

       덕분에 저쪽 밭에서 예쁘게 새싹을 보이는 산나물들을 , 비내리는 날이었기에 옮겨심는 작업을 했다.

       막무가내로 밭주인이 포크레인으로 밭을 뒤집어버리면,흙속으로 파묻혀질 귀한 것들을  한 녀석이라도 살리기위해

       수없이 이쪽 밭과 저쪽 밭을 오고갔던 피곤한 하루였다.

       요즘은 일부러 할일을 자꾸 만들어야 밤에 불면증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갈곳이 없다고,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낮잠이라도 잔다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 있을때는, 이녀석들이 마음속의 공허함을 함께 해주었는데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닌것 같았다.

                거의 한달 동안 함께 했던 녀석들과 또 이별 할때가 온듯 했다. 

                군자란 세개의 화분이 모두 절정에 다달았다.

                이제는 하나씩 둘씩 꽃봉오리가 바닥으로 떨어질때가 되었음을 짐작했다.

               세개의 화분 중에서 가장 먼저 ,꽃송이 전체가 활짝핀 두번째 화분이다.

               3월 한달내내, 군자란 3개의 화분이 베란다를 참으로 화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화사했던 예쁜 녀석들이 ,어느새 색깔이 변하고 ,모습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떨구는 모습에 마음이 애잔했다.

                  3개의 화분중에서 가장 늦게 꽃이 핀, 마지막 군자란은 한동안 혼자 남게 될 것  같다.

                    바닥으로 툭~툭 떨어지는 꽃송이를 바라보는 것이 애처로웠다.

                    내년을 기약해보지만, 마지막을 함께 한다는 것에 마음이 시린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곳으로 떠날때 만큼 서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

              겨울 동안  베란다 안에서 키웠던 '털달개비'를 베란다 밖으로 내보냈다.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태풍이 찾아올 때만 잠시 집안으로 들어와야 하는 저녀석은

              베란다 안에서는 절대로 꽃이 피지 않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밖으로 나가야 했다.

                       단풍제라늄이 제법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집안에 있어도 봄이 왔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3월이 되어도  새싹을 돋우지 않아서  돌아가셨는줄 알았는데, 엊그제 부터 새싹을 보여주었다.

                살아있었구나" 말을 건네며,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애플쟈스민'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빨간색 제라늄이 가장 예쁠때는 , 이렇게 꽃봉오리가 보여질때이다.

              다른 색깔의 제라늄도 예쁘지만, 겹꽃인 빨간 제라늄을 가장 예뻐한다.

                베란다 창문 밖으로 보여지는  아파트 주변의 풍경이다.

                유채꽃, 개나리 ,진달래,앵두꽃, 복사꽃, 자두꽃,자목련, 백목련, 벚꽃, 산벚꽃..등등

                한꺼번에 꽃이 핀 아파트 주변은  꽃 세상이 되었다.

                지자체에서 날아드는 '꽃구경 오지 말라는' 문자 메세지에

                오라고 해도 안간다고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아파트 주변을 서성거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