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봄날에 먹을 수 있는 '쑥전'

nami2 2020. 3. 18. 23:45

          싱숭생숭 봄처녀 바람 난다는 말이 그냥 헛말이 아닌 것 같은, 봄날의 날씨는....

          방구석에서 갇혀 지내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걷기운동을 뒤로 미룬채 텃밭 주변에서 쑥을 뜯었다.

          뽀송뽀송한 어린쑥을 보면,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을 못하고 ,자꾸만 뜯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어린쑥을 뜯는다는 것은 무한한 인내가 필요한 힘든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의 봄은  들판에서 쑥이라도 뜯으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만큼,일상이 너무 지루하다보니

          인내심은 뒷전이고 ,그냥 보이는대로 쑥을 뜯고 앉아 있다는 것이....우습다.

          이른봄에 쑥국을 세번 정도,끓여 먹으면 보약 먹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먹기싫은 쑥국도 억지로 세번을 끓여 먹는데, 쑥국을 먹지 않은채 쑥을 먹는 방법을 생각하니까

          쑥전이 생각났다.

          함께 쑥을 뜯었던 친구는 쑥털털이를 해먹는다고 했지만, 내 입맛에는 쑥국도, 쑥털털이도 그저그랬다.

          몸에 좋다는 쑥으로 만든 음식은 ,쑥인절미와 쑥절편뿐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린쑥으로 쑥떡을 하기에는  아직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쑥국보다는 쑥전이 먹기 괜찮은 것 같아서  쑥전으로 보약타령을 해보기로 했다.

               이른봄에 쑥국을 세번 먹어라, 그러면 보약먹을 필요 없다."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는 몰라도,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닌 것 같아서  마음에 새기고는 있지만

               어째튼 쑥을  뱃속으로 들어가게 하면 되는 것이기에 ,쑥전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쑥으로만 전을 부치는 것보다는

             겨울을 이겨낸 텃밭의 쪽파와 부추그리고 당근도 함께 넣으면, 보약+ 보약= 왕보약일것 같아서

             냉장고의 이것저것들을  준비했다.

                     쑥전은  딱 3장만 부치는 것으로 반죽을 했다.

                    다른 해물은 넣지않고

                    텃밭에서 겨울을 이겨낸 쑥, 부추, 쪽파, 당근을 넣고

                    지난해 텃밭에서 농사 지은 양파를 썰어 넣었다.

               처음으로 부치는 쑥전이라서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달착지근한 채소는 먹지만, 쓴맛이 있는  채소를 싫어하기 때문에 쑥국도 잘안먹게 되는데

               쓴맛은 아닌지 ,전을 부치면서 약간 긴장했다.

              전을 부치자마자  뜨거운 전을 그자리에서 먹어보았다.

              쓴맛이 나면  전 부치는 것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쑥전의 맛은 .... 

                정말 맛이 있었다.

                어린쑥이라서 그런지 쑥향도 그리 강하지 않고, 쓴맛이 없었다.

                더구나 요즘 달착지근한 맛의 쪽파와 초벌부추의 향긋함이 어우러지니까 고소하고 맛이 있었다.

                텃밭의 초벌부추도  보약을 먹을 필요 없을 만큼, 몸에 좋다고 하는데

                이른봄에 겨울을 이겨낸 모든 채소들은 면역력 키우는 일등공신이라고 하는 소리가 괜한 말은 아닌듯 하다.

                쑥전과 초간장!!  환상의 궁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리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에 먹는 '쪽파김치'  (0) 2020.03.24
건강에 좋다는 봄나물  (0) 2020.03.20
봄비 내리는 날의 '파전'  (0) 2020.03.10
자연산 톳나물 두부무침  (0) 2020.03.05
봄날에 먹어보는 별미의 맛  (0)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