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봄비 내리는 날의 '파전'

nami2 2020. 3. 10. 23:52

        다닥다닥 빨갛게 꽃이 피던 동백나무 밑에 또 한무더기의  빨간꽃이 떨어져 있었다.

        다른 꽃들은 꽃이지면 꽃잎이 흩날려서 사라져 가지만, 동백꽃은 꽃이질때 꽃송이채 뚝~뚝

        땅위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누군가 꽃송이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놓은 것이 참으로 예뻐 보였다. 

        이맘때 볼수 있는 동백꽃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해안가 동백숲을 찾아가서 맘껏 즐길수 있었는데

        올해는 겨우 집주변에서만 스치듯 지나가면서 본다는것이  마냥 아쉽게 했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미리 비 예보가 있었기에, 비내리는 심심한 날에 파전이나 부쳐 먹을까해서 어제 텃밭에서 파를 뽑아왔다.  

              하루, 하루 쑥쑥 자라는 쪽파를 바라보니 할일이 많아진다는 것에 그냥 마음이 바빴다.

              쪽파를 뽑아서  파김치도 담가야 하고, 파전도 부쳐먹어야하고

              서울 동생집에  택배도 보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파를 까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사다먹으면 모두 까놓은 파를  사게되니까  편해서 좋기는 하지만

              남들이 텃밭에 쪽파를 심으니까, 꼭 심어야 하는 채소인 것 같아서 해마다 쪽파를 심어놓고는

              파 까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파김치를 담그려면 텃밭의 쪽파 절반을 뽑아와야 하는데

                  파 까는 것이 힘들어서  우선 당장 '파전' 부칠 만큼만 뽑아왔다.

                  일하는 것 중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은 마늘까기와 쪽파까는 것이다.

                  그래서 마늘은 절대로 텃밭에 심지 않는데, 쪽파는 어쩔수없이 심어놓고 수확할때 고민을 하게된다.

             봄철이라서 그런지 요즘은 입맛이 없어서 자주  전을 부쳐서 식사대용을 한다.

             더구나 봄철에 먹는 파전은 일년중 가장 맛이 있을때라고들 하니까

             비내리는 날이 아니라도 자꾸만 파전을 부치게 된다.

             부산의 별미 '동래파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나름대로 해물을 넣고 파전을 부치면,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오징어와 생굴과 홍합은 늘 냉동실에 보관중인데....

             김치전에는 오징어를 넣고, 부추전에는  홍합을 넣으며

             파전에는 오징어와 생굴을 넣어서  전을  부치게 되므로, 늘 해물을 냉동실에 준비해둔다. 

              파를 길게 해서 전을 부치면 맛있는데, 우리집에서는   길게 먹는 것이 별로인것 같아서

              파를 썰어서 반죽을 한다.

              준비물은  쪽파, 당근, 생굴, 오징어, 부침가루, 계란, 포도씨유

                 혼자서 먹는 것이지만, 나중에 간식으로 먹기위해  6장을 부쳐놓고는

                 2장씩 먹으면  식사대용이 되는것 같았다.

                  따끈하게 금방 부쳐낸 파전에 초간장이면, 밥을 따로 먹을 필요없을 만큼 만족한다.

                  밥이 먹기싫으니까 심심하면 전을 부쳐먹는데

                  이곳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추전(정구지)보다는  파전이나 애호박전을 가장 좋아한다.

                  하루종일 비 내리는 것에 핑계를 대고, 혼자서 전을 부쳐먹는 것이 청승떠는 것은 아니고 

                  식사대용으로 파전을 먹는다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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