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처음으로 만들게 된 '녹두전 '

nami2 2019. 1. 31. 01:46

          죽집에서 사먹는 녹두죽이 무언가 2% 정도 맛이 부족한 것 같아서 

          한번쯤은 녹두죽을 집에서 끓여보려고 생각했던 것이 녹두를 사다 놓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녹두라는 것을 구입한 것도 난생 처음이었고, 녹두죽을 끓여보려고 생각해본 것도 처음이라서

          녹두를 사다놓고 후회하는 시간이 꽤나 많이 흘러갔다.

          우리집 아저씨가 병원에 계실때

          단골로 드나들던 죽집의 녹두죽이 맛이 있었다면, 녹두를 사다놓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인데

          냉장고 야채박스를  열고 닫을 때마다, 사다놓은 녹두가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뭔가를 해보려고 시도를 했다.

          죽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 '죽'을 만들어서 혼자 먹기는 그렇고

          명절 앞이니까 '전'을 만드는 것도 괜찮았지만  그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무엇이라도 만들어서 녹두를 눈앞에서 없어지게 하는 것이 우선이니까, 일단 물에 담가놓았다.

          녹두라는 것을 실제로 눈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에 자꾸만 일하는 것에 주춤해졌다.   

                                 난생 처음 만들게 된 '녹두전'이다.

                                 녹두전은 초간장에 찍어 먹어야  더 맛이 있다고 한다.

                 어렵게 만들어진 녹두전의 맛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먹는 것을 조금은 꺼려했는데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녹두전은 돼지고기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인지 맛이 있었다.

                   난생처음 녹두라는 것을 보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일단 물에 담가 놓았다.

                   서리태 같은 검정콩은  30분 정도 물에 담가놓으면 불려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데

                   녹두는 7시간을 물에 불렸는데도 별로 달라진게 없어서 포기하려다가

                   얼마정도 있어야 녹두가 물에 불려지는가' 실험삼아 그냥 놔뒀더니

                    24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작고 단단한 녹두알이 그렇게 오래도록 물에 불려야 하는가,어처구니 없게 만들었다.

                    30시간 정도 되니까 녹두가 예쁘게 불려졌다.

                    그런데.....

                    또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인터넷 검색에 의하면 '녹두전'을 하려면 ,녹두 껍질을 벗겨야 한다는 것이다.

                    녹두를 물에 불릴때만 하더라도 '녹두죽과 녹두전'을 모두 만들어 보려고 했었다.

                    그러나 녹두를 불리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보니, 녹두전 만드는 것도 그리 쉬운일이 아닐것이라 짐작했지만

                    껍질 제거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정보를 얻어낸 것은

                   녹두껍질을 쉽게 벗겨내는 방법은 , 불린 녹두를 비닐에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몇시간 후, 꺼내서 고무장갑 낀 손으로 비비면 껍질이 벗겨진다고 했다.

                   괜한 짓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의아해 하면서 시키는대로 해보았는데... 

             8시간 동안 냉동실에서 얼렸다가 꺼내서  해동시킨후 손으로 비벼봤지만,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녹두전!

             노랫말에 나오는 '빈대떡'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음식이 아니라는 것에 놀랬다.

              얼었다가 녹은 것을 손끝으로 비벼보니 껍질이 잘 벗겨졌지만, 손바닥으로 비벼서는 쉽게 벗겨지지 않았다.

              녹두죽을 만들때는 껍질째 믹서에 갈아서 쓰는것 같았지만

              녹두전은 껍질을 벗겨내야 한다는 것이 법칙처럼 되어 있는 것 같았다.

              껍질을 손끝으로 비벼가며 벗겨내다보니 하루해가 다 지나갔다.

              처음 부터 괜한 짓을 했다는것에 후회스러웠지만, 1/3 넘게 껍질 벗겨낸것이 기특해서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

              어렵게, 힘들게 녹두껍질을 벗겨내니까 제법 모양이 예쁘게 나왔지만  더이상은 껍질제거를 하지 않고

              그냥 음식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녹두껍질의 효능을  찾아보니까 몸에 해롭지는 않았다.

              몸의 해독작용을 하는 것은  녹두껍질에 들어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녹두껍질을 비료로 사용되었는데

              최근에 녹두껍질에서 암예방 물질및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졌다고 한다.

              특히 '비텍신과 이소비텍신'이라는  성분은 녹두껍질에만 들어 있다고 하는데

              비텍신은  항산화 기능및 신경을  튼튼하게 만들고

              이소비텍신은  암예방(난소암), 비브리포패혈증균 활동저하, 미백 및 항산화 등에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즉,녹두껍질은 신체 열을 떨구거나 몸의 독소를 없애는 등,

              약으로 쓰려면 푸른색 녹두를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는 것이다.

            녹두전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준비했다.

            원래는 녹두전에 돼지고기가 들어가는데,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소고기를 사용했다.

            *진간장, 후추, 마늘, 맛술을 넣고, 소고기 다짐육을 밑간을 해놓았으며

            *묵은지는 물에 휑궈서 가늘게 썰어놓고,숙주나물을 끓는물에 살짝 데쳐놓았고

            *대파를 길쭉하게 썰어 놓았다.

            어느정도 껍질이 남아있는 녹두를 ,종이컵으로 반컵 정도의 불린 쌀과 함께 믹서에 갈았다. 

             반죽이 괜찮은가 확인하기 위해,팬에 반죽한 것을 조금 넣고  부쳤더니,약간 질척거렸다.

                   찹쌀가루와 부침가루를 좀 더 넣고, 소금으로 밑간을 했다.

                    반죽이 잘 된것 같아서  준비해놓은 재료를 모두 넣고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제사를 많이 지내다보니  전 부치는 것은 자신이 있었지만, 녹두전이라는 것은  정말 골치아픈 음식이었다.

            명절에는 주로 '콩전'을 만들었는데, 콩전은 한번도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콩 종류로 만든 전을 명절 차례상에  올리게 된다면, 절대로 녹두전은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정어머니께서 늘 만드셨던, 흰콩을 갈아서 만든 콩전은 오히려 녹두전 보다 더 맛있었다.

            고기가 들어가는 녹두전 보다는, 고사리와 쪽파와 묵은지가 약간 들어간 콩전이 깔끔한 맛이라는 것이다.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려고  했던, 녹두를 끝까지 손질을 해서 음식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우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