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말린 가지나물 볶음

nami2 2019. 2. 1. 00:08

          하루종일 겨울비가 내린 덕분에 모처럼 푹 쉬고 싶다는 생각에,집에서 꼼짝않고 게으름을 피울수가 있었다.

          불면증 때문에 새벽녘까지 뒤척이는 날이 많아서 피곤함이 늘 분신처럼 따라다녔기에

          비오는 날의 나른함이 낮잠을 즐기게 해주었고, 그동안 방황하는 영혼이 되어서 바깥으로 나돌다보니

          집안에 밀린 일이 제법 많았는데, 비오는 날 덕분에 이것저것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다.

         

          봄부터 초겨울 까지 텃밭 농사를 하면서  채소의 잎사귀 부터 열매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말리고, 장아찌 만들고, 김치 담그고,  잎사귀 종류는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둔 것들이 제법 많았다.

          혼자서 얼마나 먹겠다고  그렇게 억척을 떨은 것인지  웃음이 나왔다.

          모든 것이 무공해 식품이라는 것에 덜미가 잡힌듯 했지만

          이 겨울에 냉동실에 저장해놓은 것들을 꺼내서 음식을 해먹는 맛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봤다.

          초겨울에 시래기를 삶아서 된장에 무쳐놓았던 것을 꺼내서 ,굵은 멸치를 넣고, 잘박하게 육수를 넣고 푹 끓였더니

          밥도둑이 될 만큼 맛있는 시래기 된장찌개가 되었다.

          또 냉동실을 정리하다보니, 가을에 말려놓은 '가지'가 보이길래 밑반찬을 만들어 보았다.  

                                          말린 가지나물 볶음

                      가을에 잘말린 가지를 밑반찬으로 만들기 위해서 물에 불렸다.

 

               몇 그루의 가지나무에서 따낸 가지가 제법 되어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도 ,많이 남길래 가지를 말렸다.

               그동안 텃밭농사를 하면서 말린 가지를 여동생에게 보내주고, 지인들에게만 나눠주다보니

               한번도 말린가지로 반찬을 만들어보지 않았는데, 맛이 어떤가 싶어서 반찬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15분 정도  물에 불린 가지를 소쿠리에  건져놓았다.

                  가스불에서 팔팔 끓는 물에  불린 가지를 넣고, 3분 정도 뒤적거리면서 데쳐낸 후

                  찬물에 헹궈 놓는다.

                  말리는 과정에서 먼지와 그 어떤 것들을  소독하는 차원이라고 할까

                  그냥 물에 불려놓은 것보다는 끓는 물에 데쳐내니까,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이유인듯...

                찬물에 휑군 가지나물을 밑간을 했다.

                다진마늘과 들기름, 그리고 국간장으로 조물조물 무쳐서 간이 배어들게 5분 정도 놔둔다.

                이쯤에서 그냥 먹어도 되지만....

                  대파를 송송 썰어서 넣고, 뒤적거린후  종이컵으로 반컵 정도의 물을  가지나물에 살짝 두른후에 

                  뚜껑을 덮고 ,아주 약한 가스불에서 뜸을 들인다.   

             5분 정도 약한 불에서 뜸을 들인후, 불을 끄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뒤적뒤적 마무리를 했더니, 정말 맛있는 가지나물이 되었다.

             볶은 고사리나물 보다 더 맛있다는 것이 나의 평가였다.

             무우나물을 볶아서 시래기나물을 넣고, 볶은 가지나물을 넣고 밥을 비볐더니....

             밥도둑이 별것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있었다.

            

             텃밭에서 따낸 가지를 많이 말려 보았지만

             여동생과 지인들에게 모두 나눠주느라고 ,한번도 말린 가지나물 반찬을  해보지 않았는데

             막상 반찬으로 해놓고보니  정말 맛이 있었다.

               사실, 그동안 가지로 만든 반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냥 사람들이 가지를 심길래 심어보았고, 우리집 아저씨가 가지나물을 좋아해서  그동안 심었으며

               매스컴에서 가지가 몸에 좋다고 하니까 그냥 심어서 남들에게 나눠주고, 남는 것은 말려 놓은 것인데...

               말린 가지나물 반찬이 맛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으니

               텃밭에 가지를 따다가 계속 말린후, 말린 가지나물을 해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