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방과 서울, 경기, 충청 지방 등이 모두 영하로 내려간 11월초, 한파 주의보에 다소 놀라긴 했어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약간의 추위는 있었지만, 겨울 옷을 찾아서 입을 만큼은 춥지 않았다.
흠뻑 내린 찬이슬 덕분에 텃밭의 채소들은 더욱 활력소를 찾은듯, 예뻐 보였을뿐, 별다른 피해는 없었는데
스마트폰으로 날아들어오는 윗 지방의 소식은 이번 추위에 채소들이 제 모습들을 잃은듯 보였다.
겨울 만큼은 많은 온도 차이가 있음에..... 겨울내내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남쪽지방의 장점과
몇년째 흰눈 내리는 풍경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남쪽 지방의 큰 단점이다.
태풍과 폭우에 엉망진창이 되었던 텃밭이 10월 중순이 되면서 다소 안정을 찾은듯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채소들의 예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삭거리는 쌈채소 '케일' 씨를 뿌렸더니, 참으로 예쁘게 커가고 있었다.
태풍에 엉망이 되었던 '대파'도 제 모습을 찾은듯....
여름내내 고추가 있었던 자리에 고추대를 뽑아내고, 시금치를 뿌렸더니
귀여운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심으면서도 벌레의 공격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염려 했던 '얼갈이배추'가
벌레가 달라붙지 않은채로 잘 자라고 있었다.
배추 속이 노랗게 되면 뜯어다가 겉절이 해먹을 계획.....
올해의 당근 수확이 기대된다.
당근 잎은 보기 좋은데, 뿌리쪽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상추가 정말 예쁘게 자라고 있는데,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까
뜯어 먹을 시간이 촉박하다
봄이나 여름 처럼 쉽게 자라지 않는, 가을 채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뜯다가
겨울을 밭에서 보내고 이른 봄에 다시 자라기 시작 한다.
그래서 맛있게 먹을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청갓은 갓김치용 갓이다.
11월 한달 밭에서 자라면, 12월에 뽑아서 갓김치를 담아보려고 한다.
두번의 열무김치를 담아 먹었던 '김장 무우' 이다.
무우 잎은 시래기도 할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김치를 담을까 생각중이다.
식이섬유가 많이 들었다는 무우 잎이라서 여러모로 몸에 좋은 채소이다.
이곳 남쪽 지방은 11월 한달 내내 밭에서 더 자라야 무우가 커진다.
텃밭 한켠에 있는 을릉도 부지깽이 나물꽃
고라니의 습격 때문에 철조망을 해뒀더니 배추도 더 잘 자라는 것 같았다.
태풍과 폭우에 엉망이 되어버린 '쪽파는' 아직도 생기를 되찾지 못한 것 같다.
겨울 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추위속에서 보약이 되어가는 쪽파는
내년 봄에 뽑아 먹기로 했다.
가을 내내 부추꽃이 하얗게 피더니 씨를 만들어냈다.
따로 씨를 받아놓지 않고, 그냥 놔두면 저절로 땅에 떨어지면서
내년 봄에 싹이 되어서 부추 무리 속에 또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것을 보았다.
부추 밭은 더욱더 풍성해져서 제법 많은 부추를 뜯을 수 있게 된다.
반평 되는 부추 밭에 3000원어치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 점점 풍성한 이유는
부추가 자꾸만 씨를 번식해서 가족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