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보이지 않던 꽃들이 싹이 트고,뿌리를 내리는 계절은 역시 봄인가보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에 베란다에 나가는 것도 귀찮아서 관리 소홀로 거의 사경을 헤매던 꽃들이
봄의 기운을 받고 다시 생명을 얻어 예쁜꽃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분갈이도 해주어야 하건만, 겨우 겨울을 이겨낸 꽃들을 건드려서 화근을 만들까봐 바라만 보고 있다.
또하나의 우리집 '군자란'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꽃송이는 7개였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2개월동안 숨쉬기 운동만하다가 화창한 봄이 되니 꽃을 피운 것 같다.
베란다 한 귀퉁이에서 봄을 맞이했다.
꽃을 피워 주는 것만해도 감사하다.
너무 미안해서 햇볕이 잘드는 거실로 먼저 있었던 군자란과 위치를 바꿔 주었다.
7송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2월의 어느날 부터 60개의 꽃송이를 피웠던 '군자란'이 마지막 꽃송이를 떨구었다.
그렇게도 아름답고 화사했었는데, 어느 인생이든 말년은 이렇게 쓸쓸함으로 끝이나는가보다.
봄의 햇살이 만족스러운듯 꽃송이를 피워내느라고 정신이 없다.
어찌나 많은 꽃망울을 만들어내는지?
풍란의 꽃대가 제법 커지고 있다.
겨울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인지 어느날 빈 화분만 남아 있었다.
화분을 쓰레기통에 넣었다가 다시 주워 왔다.
그런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싹이 올라 오고있다.
살아 있는 생명을 버렸다면 아마도 죄를 받았을 것이다.
집안을 향기나게 만드는 '학 쟈스민'
그 자리에서 벌써 5년째 변함이 없다.
별다른 관리도 없이 일년에 한두번 영양제를 줄뿐인데, 향기가 집안을 달콤하게 한다.
잎만 무성하고 지난 가을에는 꽃도 안피우더니 역시 꽃들에게는 봄이란 계절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어느새 빨간 꽃을 피우고 있는 '단풍제라늄'도 이제 우리집에 적응을 잘하고 있나보다.
우리집 꽃 중에서 제일 '골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