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갈매기의 아침

nami2 2011. 3. 4. 23:43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에 바다 와 하늘은 온통 회색빛이다.

        아침 7시 40분 이맘때면 해가 떠올라서 바다는 눈이부실정도로 아름다우며

        하늘과 바다의 색깔은  똑같이 쪽빛이된다.

        명랑 쾌활한 갈매기들의 떠드는 소리에 바닷가의 아침은  시장통처럼 시끄럽고,어수선하기만하다.

        그러나 오늘 만큼은 날씨탓인지 갈매기들은 우울한 모습으로 고민에 빠진 것 같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

                      갈매기의 표정은 너무 쓸쓸하기만 하다.

            고기잡이 어선을 따라 갔다가  집을향해 날개짓하고 돌아오는 갈매기의 모습도 날씨 탓인지 쓸쓸해 보인다.

         등대가 있는 방파제의 낚시꾼들이 던져주는 고기를 받아 먹고 역시 집으로 돌아가는

         갈매기의 날개짓이 약간은 활기차 보인다.

         그러나 이곳의 갈매기들은 자신들의 먹이사냥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어선과 낚시꾼이 던져주는 고기와 주변 횟집에서 고기를 손질하고 남은 찌꺼기를 받아 먹는 재미로 사는 

         게으르고 얌체 같은 갈매기인것 같다.

         이런 갈매기들을 사람들은 '거지 갈매기'라고 한단다. 

                     거의 폐수에 가까운  냇물에 하얀 물새들이 먹이를 찾는 모습인것 같다.

             이곳이 갈매기들의 집이다. 

             다세대 주택보다 더 시끄러운 갈매기의 집에는  게으른 갈매기들만 살고 있는것 같다.

             스스로 먹이를 구할생각은 하지않고,누군가가 던져주는 먹거리가 있지 않는가 하고

             기회를 노리는 갈매기들의 집단 거주지인 것 같다.

                                             삐뚤어진 세상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있는것 같고..... 

                                 멍하니 ,물끄럼이 ,하염없이, 맥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갈매기의 속내를 알고싶다.

           해가 뜨기에는 아직 이른 아침에 시끄러운 소음에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앙상한 나무가지에

           지저귐이 여름날의 매미소리 같았다.

           겨울에는 먹을것이 마땅치 않아서 배가 고플텐데, 무슨 힘이 남아돌아서  그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새대가리에 대한 담론

          주남저수지 드넓은 갈대밭이 활활 타고 있습니다. 새들을 내쫒으려고 지른 불입니다.

          뜨거운 불길에 화들짝 놀란 새들이 하늘 새카맣게 솟아올라 우왕좌앙합니다.

          새들은 불타는 갈대밭을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인간은 원수를 가진 이 세상의 오직 한 종(種)

          미련하고 아둔해서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하지만

          새들이야말로 참으로 지혜롭고 눈치가 빠릅니다.

          굳이 갈대밭을 불지르지 않아도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들을 미워하는지 잘알지요.

          오히려 자연을 구박하면 재앙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진짜 새대가리입니다.

          재앙이 되돌아오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흘러야겠지요.

          뿌린 씨앗이 금방 싹트지 않듯이 말입니다.

 

                                                                        _ 김재일의 생명산필에서 _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향기 바람에 날릴 때  (0) 2011.03.16
매화 향기 바람에...(1)  (0) 2011.03.14
남해 바다  (0) 2011.03.03
신라 오릉(新羅 五陵)  (0) 2011.02.24
돌무덤  (0) 201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