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추어탕을 먹은 날

nami2 2010. 8. 17. 23:03

    계절의 끝자락이 되면 언제나 여행을 한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찾아낸 그 지방의 특색있는 음식을 먹어 보는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생각하면,

    일상에서 늘상 먹거리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어지는것 같다.

    그러나,어릴적부터 편식이 심한 내게는  그 특별한 음식을 찾는것도 무척이나 힘이들지만, 애써 찾아낸 음식이

    입에 안맞았을 때는  서운함과 씁쓸함에 여행마져 엉망이 되어버린다.

    전국의 어느 곳에 여행을 떠나게 되면, 우선 맛집을 찾아보고,마땅한 맛집이 없으면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 지방의 특별한 음식을 먹어보는것도 여행의 연속이니까  어째튼 사전의 정보를 가지고 떠나야 하기에 심각하게

    맛집을 찾는것이다. 

    편식이 심한 나는 어떠한 음식을 제대로 먹지를 못한다. 입이 까다로운것이 아니라  비위가 약하다 

    다른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것을 신체적으로 가지고 있는것도 어쩜 장애라고 생각하기에 내스스로가 불쌍하게 여기면서

    나를 존중하고 싶어도 입과 뱃속에서 음식을 거부하는데는 어쩔수가 없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한가지 더 늘어 난것은  '알레르기' 체질로 바뀌어 이제는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도,체질이 음식을 거부한다.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영양결핍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참으로 내가

    생각해도 한심한 인간이다.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이제껏 안먹었던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사는 날까지 살려면 영양결핍이란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하겠기에

    어릴적에 먹고, 몇십년동안 안먹었던 "삼계탕"을 눈 딱 감고 먹으니 약간 거부감이 있어도 먹을수 있었다.

    여름이면 알레르기때문에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던, 참외와 수박도 도전을 해서 성공을 했으며 ,콩국수도 도전을

    해본 결과 평생 먹어볼 수 없을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먹고나서 뱃속의 반응을 기다리니  무사 통과였다.

    그래서 다시 도전을 한것이 추어탕이었다. 

    추어탕은 정말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었다. 미꾸라지의 징그러움은 혐오감으로 다가왔으며,그것으로 만든 

    음식은 먹을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추어탕 집을 지나게 되면 숨도 쉬지 않고 지나갔다.

    사람들은 맛있는 추어탕집을 찾아서 잘도 가건만, 나의 가족들은 나때문에 덩달아 그맛을 볼수가 없게 된것이 미안해서

    추어탕을 먹어보기로 했다.  어느 친구의 고향에서 추어탕을 잘한다고, 여행길에 그곳에 들러서 먹어보라는  추천이 

    고마워서 여행길에 그친구의 고향에 들렸었다.

    전라북도  '남원' 추어탕은 아마도 평생을 못잊을것 같다.

    지리산 부근의 산사여행을 끝내고, 남원으로가서 주유소에 들려 주유를 하고, 주유소에서 소개를 받아 

    그 집을 물어 물어 찾아갔다.

    추어탕을 시키면서도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긴장을 했었다. 음식을 앞에 놓고 먹어야하는 부담감에 우선 후추가루 부터 

    듬뿍 치고는  한약 먹는 인상으로  한숟갈을 떴는데,아무런 비린내도 없었고,미꾸라지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 먹어보는 맛은~말 그대로 일품이었다.

    무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며 먹었고, 먹고난 뒤 뱃속의 상황을 기다렸지만

    뱃속도 무사통과였으며, 피부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증세도  역시 무사통과였다.

   이렇게 해서 또하나의 음식 추어탕을 먹은것에대해 해냈다는 성취감이~이번 여행의 큰 성과였다는것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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