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했던 갑진년 한해를 얼떨결에 보내고
을사년 새해가 밝아오는 것을 보기위해 새해 첫날에
해안가에 나가서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찬란한 해를 본 후
곧바로 통도사 부처님을 뵈러 가기위해 바쁜 걸음을 했었다.
새해 첫날에 누가 그렇게 부지런을 떨으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바쁜척을 하며, 발품 까지 팔면서 하루를 보냈더니
하루 해가 짧은 겨울 덕분에 집으로 돌아온 시각은 깜깜한 밤중이었다.
새벽 부터 하루종일 바쁜척을 하며 걸었던 걸음 수는 18,500보 였는데
어쩐일인지 피곤하지도 않았고 다리도 멀쩡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올 한해는 무조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근심걱정 없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원했더니
그 공덕이 모두 내게로 돌아온듯, 그냥 컨디션이 아주 좋았던 하루였었다.
새해 첫날에 해맞이를 하러 나왔던 엄청 많은 사람들과
통도사를 찾는 수많은 자동차 행렬과 긴 숲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 저마다 마음속에 있는 큰 염원이 꼭 이루어지라고 내 나름대로 기원해봤다.
새해 첫날에 날씨는 그다지 춥지는 않았으나
통도사 무풍한솔길을 걸어 가다보니
부처님 뵈러 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통도사 주변 도로도 많이 막혔고
20분 먼저 갔던 시내버스와 맞닥드려서
버스 두 대가 함께 정류장에 들어갔다면
통도사 주변이 얼마나 막혔는가 알 것 깉았다.
통도사 일주문 앞도 마찬가지였다.
새해 첫날에 웬 사람들이....
그냥 놀랠 만큼
수 많은 인파가 하루종일 끊이지 않았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에
탑돌이를 하는 인파도 만만치 않았다.
새해 첫날에 불보사찰인 통도사를 찾는
사람들의 염원은 어떤 것인가?
"모두가 같은 마음이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사채 담장 안의 감나무는
이미 맛있는 홍시가 다 되어 있었다.
직박구리 녀석이 열심히
감을 먹는 모습을 사진 찍을 수 있었다.
겨울새들의 먹거리로 남겨놓은
요사채 담장가의 감나무가 그림 처럼 예쁘다.
영산전에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차려져 있었다.
삼층석탑(보물1471호)에 띠별로
소원지 붙이는 것은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통도사 울창한 숲이 모두 사라진
겨울 풍경의 나목들이 그런대로 멋스러웠다.
한낮에는 기온이 12도였었기에
나무 밑 벤취에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간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벤취에 앉아서 바라본
일주문 풍경은 언제봐도 장엄하게 보여졌다.
새해 첫날이라서 그런지
탑전으로 가는 사람들이 제법 보여져서
덩달아 따라서 올라 가봤다.
늘 계단 밑에서 합장 한 후 '삼배'를 드렸는데
새해 첫날이라는 뜻깊은 날이니까
계단을 올라가서 탑돌이를 해봤다.
계단을 거의 올라가기 전의
나무 숲으로 보이는 오층석탑...
석탑 앞에 5층 석탑의 안내문에 의하면
5층 석탑은 통도사 경내 남쪽의 작은 언덕인
사자목에 위치한 석탑이다.
신라말에서 고려초에 처음 세운 것으로 추정 되는데
현재의 탑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부재를 모아 1991년에 복원한 것이다.
복원 이후 신라 황룡사 9층 목탑 터에서
나온 사리의 일부를 모시고 있다고 한다.
사자목 5층 석탑이 위치한 사자목은
동 서로 흐르는 양산천 주변으로
홍수 피해를 입기 쉬운 곳이다
이러한 지형에서는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기운을 보완해준다는
비보사탑을 짓는 경우가 많다.
사자목 5층 석탑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5층 석탑으로 가면서 바라본 통도사 풍경
사자목 5층 석탑에서 내려다 보았던
통도사 경내 전경이다.
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계절이라서
숲길에서 만난 빨간 열매도 그럴듯 했다.
청미래덩굴(망개나무)열매였다.
개울 옆 암자로 오르는 계단 옆에
아주 예쁜 애기동백꽃이 피어 있었다.
산속의 겨울 암자에서는 아주 귀한 꽃이다.
암자로 가는 숲길 옆 개울가에는
아직 얼음은 보이지 않은채
작은 폭포에 물이 시원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나무 숲 사이로 보여지는 통도사 일주문
겨울만 되면 늘 사진을 찍게 되는
통도사 일주문의 겨울풍경은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봐도
지겹지 않은 늘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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