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11월의 마지막 한주일
제주 여행은 비를 잘 피해서 그럭저럭 잘 끝내고 돌아왔으나
또다시 서울에서의 딱 하루는 아침 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계획이 꽝 되었다.
그래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열차를 예매한 후 찾아간 곳은 창덕궁이었다.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그동안은 이렇게 저렇게 시간과 날짜가 맞지 않아서
늘 그냥 지나치던 창덕궁의 낙선재와 후원(비원)이 문득 가보고 싶었다.
그 이유는 6박7일의 여행 중에서 만추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늦가을이지만 늦가을의 정취가 없는 부산의 멋없음은
제주여행에서도 마찬가지로 절대 만추를 만끽할 수는 없었다.
제주도는 사계절 내내 상록수 종류의 푸른나무들만 가득해서
단풍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어이없을 만큼 아쉽기만 했었다.
그런 이유로 비 내리는 창덕궁을 사전예약 없이 무작정 가봤다.
제주에서 오면서 순간적으로 창덕궁 관람을 생각했었기에
예약없이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면 말고 식으로 가봤더니
너무 감사하게도 후원(비원)으로 들어가는 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창덕궁으로 들어가기 전
주변의 거리 풍경만으로도 만족했었다.
그냥 삼청공원 까지 걸어가는 목적으로
주변의 운현궁 돌담길을 조금 걸은 후
집으로 돌아갈까 했었는데
감사하게도 예약없이 표를 살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우선 창덕궁으로 들어가봤다.
일단 문 앞에서 보여지는 단풍들이
감동을 주는 것 같았다.
여동생 집에서 차를 타고 창덕궁으로 가는길은
불광동을 지나서 구기터널을 지나고
세검정을 지난 후 청와대 뒷길 부터~ 앞길
그리고 총리공관을 지나서
삼청공원 주변에서 북촌을 지나고....
그 길은 너무 아름다운 길이었다.
부산에서 볼 수 없었던 분위기스런
예쁜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창덕궁 인정전으로 가기 전
담장 옆 숲길은 혼자보기 아까웠다.
궁궐 담장 옆으로 보여지는
마지막 가을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후원(비원)으로 들어가는 시간은 3시였다.
혼자가기 싫어서 학교때 친구를 불렀더니
지하철 타고 열심히 오고 있는 중이라고 해서
혼자서 주변을 서성거렸다.
비는 내리다말다를 자꾸만 반복하는...
쬐끔은 비에게 우롱당하는 날 같았다.
창덕궁 꽃밭에는 진달래꽃이 한창이다.
11월 26일에 볼 수있는 풍경은 아닌 것 같다.
낙선재 앞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고즈넉한 만추의 풍경 앞에서는
이런 저런 변명이 필요없었다.
낙선재 앞의 감나무가 환상적이었다.
그다지 말랑거리지 않는 땡감은
고풍스런 궁궐의 한옥과 너무 잘 어울렸다.
환상적, 낭만적 아름다움이었다.
비는 부슬부슬이었고
하늘은 자꾸만 우중충인데
붉은 감과 노란 단풍이 정말 예뻤다.
낙선재 뒷곁의 회화나무였다.
궁궐 등에서 회화나무를 많이 심는 이유는
회화나무는 귀신을 쫒는 나무라고 하여
궁궐 등에서 잡귀를 쫒기 위해
회화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수형이 제멋대로 뻗은듯 하면서도
단정한 모습인데
이를 학자의 기개를 표현 한다고 여겼다.
창덕궁ㅈ후원(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부터 사람을 진짜 환장하게 했다.
불이 붙었다" 라는 표현이 맞았다.
이곳에서 부터의 후원 산책 50분은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대만족이었다.
그냥 낙엽 위에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었다.
비가 내렸고, 바람도 불었다.
20분 비가 그쳤다가 5분 정도
비가 내렸다를 계속해서 반복이었다.
비가 그치면 우중충이 아니라
하늘은 곧바로 예쁜 색으로 변신하였다.
여우가 시집가는 것도 아니고
호랑이가 장가 가는 것도 아닌데
비가 내리다 말다를 자주 반복이었다.
후원으로 들어가는 관광객 100명이라면
80명이 외국인이고 20명 정도는 한국인 이다.
비가 한번 내릴 때마다 자꾸 자꾸 추워진다는데...
내일은 첫눈 소식이 있었다.
창덕궁에서 예쁜 단풍으로 눈을 호강 시켰는데
첫눈 내리는 것 까지 서울에서 본다면
올 겨울은 정말 대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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