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배롱나무꽃이 화사한 통도사

nami2 2024. 8. 5. 22:51

폭염의 땡볕 보다는 하루종일 흐림이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부담없이 절에 다녀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면서 길을 떠났는데...
요즘의 일기예보는 얼마 만큼 정확한 것인지는 진짜 예측불가였다.

요즘 해안가에는 거의 매일처럼 해무가 끼어서 34도의 기온이라도
차거운 냉장고 바람이 고마운 바람이 되어 주었는데

숲이 우거진 산속의 절집에도 산꼭대기에서 부는 바람과

계곡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 했더니

그것은 나혼자만의 착각일뿐이었다.
숲으로 가는 길은 바람 한점 없었고 "흐림"이라는 일기예보는 꽝이었으며
햇볕 쨍쨍에 매미소리만 귀가 따가웠던...
진짜 말그대로 절집으로 가는 고행의 길은 한낮 기온이 35도였다.

어제 휴일이 음력 7월 초하루였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었기에
또다시 이번 달에도 초하루를 지키지 못하고, 초이튿날에 발걸음을 했다.

천왕문 앞에서 만난 어떤 노보살님은 천왕문의 문지방을 넘지 못할 만큼
다리가 많이 불편해 보였기에 부축해 드렸더니 너무 고마워 하면서
어찌나 인사를 깍듯이 하시던지 너무 민망해서 몸둘바를 몰랐다.

그 분은 불편한 다리로 30분 소요되는 숲길을 걸어와서

아주 간절하게 그리고 공손하게 부처님을 뵙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짠하다못해 경건하기 까지 했다.
건강한 사람의 발걸음으로 30분이 소요되는 먼길인데
지팡이에 의지해서 걸어왔다면 1시간을 넘게 걸어왔을텐데...
35도의 폭염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푸념을 하는 내자신이
그 노보살님을 뵈면서, 한낱 엄살이었다는 것에 반성을 하게되었다.

간절한 불심 앞에서는 다리가 불편함도, 폭염도 이겨낼 수 있는 힘...
가시는 곳 까지 더 부축해드리고 싶었지만 괜찮다고 하면서
절 마당으로 들어가는 뒷 모습이 짠하면서도 아름다워 보이기 까지 했다.

한 여름날의 통도사는
산문 입구 부터 화사한 모습이었다.
날씨는 몹시 더웠지만
사진 찍는 것은 비켜갈 수는 없었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시내버스와 전철과 또 시외버스를 반복해서 이용한 후
3시간 정도에 이르러서 통도사 산문 앞에 도착했다.

산문을 지나서 또다시
숲길로 25분을 더 걸어가야 하는데...
삼복더위의 음력 7월 초이튿날은
진짜 1년 중 가장 힘든 날인듯 했으나
그래도 화사하게 핀 배롱나무꽃은 예쁘기만 했다.

통도사 천왕문 앞의 배롱나무꽃

꽃이 화사하게 핀 것과
폭염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듯...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지난 달 음력 6월 초하루에는
빨간꽃이 겨우 피기 시작하였는데
한달 만에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서 배롱나무는 예전 부터
서원이나 향교, 사찰 등에서 많이 심었기에
배롱나무꽃이 필 때가 되면
참으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구례 화엄사, 밀양 표충사... 등등 여러 곳의

아름다운 사찰들이 있는데
통도사 배롱나무꽃 풍경도 어느 사찰과
비교가 안될 만큼 아름답기만 하다.

배롱나무꽃말은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라고 한다.

통도사 천왕문 앞의 할짝 핀 배롱나무꽃은
해마다 늘 보게 되는 모습인데
올해는 유난히 더 화사해 보였다.

배롱나무는
중국, 동남아시아, 호주가 원산지 인데
부처꽃과의 낙엽교목이라고 하며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충청남도 이남에서만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상록활엽수로서,높이는 약 5m 까지이며
줄기는 굴곡이 심한편이어서
여러 그루를 가깝게 심어 놓으면
비스듬히 누워서 자랄때가 있다고 한다.

천왕문 옆의 작은 문에서 바라본 풍경

작은 문 밖으로 늘어선 배롱나무들

천왕문에서 내다본 일주문 뒷쪽의 배롱나무꽃

일주문 뒷쪽의 배롱나무꽃은
지금 부터 피기 시작하면서
다음달 (음력8월) 까지 꽃이 핀다.

삼성각 앞의 배롱나무꽃은 거의 지고 있다.

삼성각 그리고 산령각 사이의 돌담이
배롱나무꽃 때문에
한층 더 아름다운 모습이 된 것 같았다.

담장 너머 불사리탑과
국보로 지정된 목조건물 대웅전
그리고 통도사 창건 설화가 담긴 구룡지가
한 눈에 볼 수 있게 사진 찍어봤다.

일주문 앞에
하얀 배롱나무꽃이 참 예쁘게 피었다.

올해 유난히 예쁘게 핀 하얀 배롱나무꽃이다.

하얀 배롱나무의 꽃말은
웅변, 수다스러움, 꿈, 행복이라고 했다.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예로 부터 배롱나무꽃이 피면서
백일 동안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배롱나무꽃은 우리나라에서도 선비나 학자들 많이 좋아해서
서원이나 향교 사찰 등에서  많이 심겨졌는데
충청남도 이남 지방의 유명한 고택...등에서도 무더운 한여름 날에
가장  멋진 풍경을 만드는 꽃이 배롱나무꽃이라고 한다.

 

통도사 일주문 앞의 삼성반월교 다리가

하얀 배롱나무꽃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여지는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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