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음력 8월 초하룻날 통도사

nami2 2024. 9. 3. 22:35

9월이 들어섰는데도 날씨가 너무 덥다고 모든이들의 투덜거림이

하늘에 닿았는지?

갑자기 생각치도 않은 기온변화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초하루에는 너무 폭염이라서 탈진 될 위기까지 있었기에

이번에도 통도사를 가면서 또 긴장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통도사의 긴 숲길을 30분 동안 걸었어도

땀이 흐르지 않아서 휴대폰의 설정된 기온을 봤더니 진짜 황송할 만큼

기온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었다.
하루종일 23도에 머물었던 산속의 절집은 진짜 전형적인 초가을 그 느낌이었다.

너무 폭염일 것을 감안해서 얼음물과 아이스 커피와 손수건 5장을 준비해 갔는데
인간의 간사함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또 사람의 마음을 어처구니 없게 했다.
이런저런 볼 일을 보러 경내의 전각을 돌아다닐 때는 전혀 몰랐는데
휴식을 하기위해 나무 숲의 벤취에 앉았을 때는
얼음물 보다는 따끈한 커피가 생각났고, 긴팔  쟈켓이 생각났음은...
덥다고 투덜거릴 때가 언제였었는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사라고 웃어봤던, 오늘은 음력 8월 초하룻날이었다.

통도사 일주문 옆의 붉은 배롱나무 꽃은
거의 꽃잎들이 땅위를 뒹구는데
그 옆의 흰 배롱나무꽃은 여전히 탐스러웠다.

붉은 배롱나무들이 너무 예뻐서
그동안은 밋밋한 흰 배롱나무꽃 보는 것을 
꽤 소홀했었음이 올해 비로서 알게 되었다.

오랫동안  늘 그자리에서 꽃을 피웠던  
흰 배롱나무 꽃인데

어찌하여 올해 처음 본 것 처럼 느껴졌을까?
자꾸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흰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수다스러움,  꿈, 행복, 웅변이다.

지난달 음력 초하루 보다는
일주문 옆 붉은 배롱나무꽃은 덜 탐스러웠다.
그래도 이렇다할 꽃이 없는 여름날의 통도사에는
븕은 배롱나무꽃이 한몫을 해줬다.

배롱나무꽃이 있어서 더욱 돋보이는
긴 담장이 멋져보이기 까지 했다.

삼성각 뒷쪽 요사채의 배롱나무도
꽃이 핀 지가 한달이 넘었는데도 여전했다.

구룡지  연못의 수련과 함께 보여지는
빨간 꽃은 꽃잎을 떨구어 낸 배롱나무꽃이었다.

연잎 위에 올라앉은

빨간 배롱나무꽃잎도 그럴듯 했다.

 

구룡지의 금붕어들은 늘 변함이 없는듯
늘 한가로운 모습이었다.

통도사 경내에는 진짜 이렇다할 꽃들이 없었다
그저 끈질긴 능소화의 잔재뿐이었다.
그래도 꽃이 없는 계절이라서인지
철이 지난 능소화도 괜찮게 보였다.

배롱나무가 꽃이 피면 백일 정도 긴 시간 동안
머물러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러잖아도 고즈넉한 절집인데
빨간 꽃이 일주문 옆을 지키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벌개미취 꽃이 점점 예뻐지는 계절이다.
벌개미취의 꽃말은 '숨겨진 사랑'이다.

암자에서 마주친 붉은 봉숭화꽃이
아직 까지는 여름임을 말해주는듯 했다.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들이고 싶을 만큼의
붉은 색이 인상적이었다.

꽃이 지고 없을줄 알았는데
늦깍기 '분홍 상사화'가 아직도 모습을 보여줬다.

상사화의 제 철은 양력 8월 초 쯤이다.

 

이제는 꽃무릇이 필 시기가 돌아오는데

올해는 음력 8월 초하루가 빠르게 들어 있어서

통도사에서는 꽃무릇 구경할 수가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꽃무릇은

양력 9월 12~13일 쯤 꽃이 필 것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폭염일 때는 엄두가 나지않아서
걷는 것을 포기했던 암자로 가는 숲길을...
23도의 기온 덕분에, 산책하듯 암자로 가봤더니

생각치도 않았던 '노랑 상사화'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랑 꽃 위에 살포시 앉은 검정나비가
신기하게 보여져서 사진을 찍어봤다.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보이지 않고
꽃이 지고 없을 때는 잎만 남아 있는...
그래서
꽃은 잎을 그리워 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해서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어쩌다 한번 암자에서 만나게 되는

노랑상사화는 은근히 귀한 꽃처럼 여겨졌다.
왜냐하면 주변에 피는 꽃들은
모두 분홍색 상사화만 있었기 때문이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루워질수 없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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