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지루하기만한 장마가 끝이 나려는지?
요즘은 햇빛이 쨍쨍하게 떠있는 하늘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우중충한 날씨와 높은 습도 때문에 움직이기만 해도 땀이 나오는
진짜 지루한 여름날이란 것이 유감스럽다.
그래도 강렬한 햇빛이 없어서인지, 걷기운동은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집 주변에서 아주 가까운, 걸어서 30분 거리의 해안가 산책을 하다가
산기슭에 위치한 절집 앞을 지나면서 부처님을 뵙기위해 잠시 경내로 들어갔다.
절집 마당에서 부터 시작된 여름꽃들의 유혹 때문에
결국 절집 곳곳을 몇바퀴씩 돌아보면서 늦은 오후의 여유로움을 가져보았다.
이곳은 기장읍 연화리 해안가에 위치한 해광사였다.
주지스님께서 가꾸시는 꽃이라는 것을 짐작으로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아담한 작은 절집이었고
마당가의 닭장에 먹이를 주고 있는
주지스님을 뵈었기 때문이었다.
봉숭화꽃이 예쁘게 피는 마당 한켠이 진짜 보기 좋았다.
분꽃과 봉숭화꽃 뒷쪽의 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였지만 날씨가 흐려서 선명하지는 않았다.
이곳 해광사는 대웅전 뜰앞에 서면
바다가 시원스럽게 보이는 예쁜 절집이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돌계단 양 옆으로
글라디올러스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으나
아쉽게도 예쁜 꽃은 거의 지는 모습이었다.
범부채 꽃의 키가 너무 커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그런대로 범부채라는 것에 촛점을 맞췄다.
아주 예쁘게 핀 범부채 꽃을
대웅전 뜰앞에서 만났다.
요사채를 마주하고 있는 뜰 앞에는
참나리꽃과 수생식물 '부들'이 함께 했다.
요즘 참나리꽃은 어디를 가더라도
약방의 감초가 된 것 같았다.
시원스럽게 물이 흐르고 있는
작은 연못가에도 여전히 꽃들은 많았다.
오후 5시가 넘었지만 마당가의 분꽃은
아직 꽃 필 생각을 하지 않는다.
6시에 저녁 공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올 쯤 꽃이 필 것인지?
다른 곳의 분꽃은
오후 5시 쯤에 꽃이 피는 것을 봤었다.
대웅전 앞 뜰 앞에 무궁화꽃이 화사했다.
대웅전 뒷쪽은 완전히 수국밭이었다.
지난해 보다 훨씬 수국이 많아졌다.
명부전 뜰 앞의 붉은 수국!!
수국 틈새에서 '왕원추리'꽃도 한몫했다.
참나리와 왕원추리꽃은
무더운 여름날에 피는 여름꽃이기에
수국 틈새에서도 예쁜 모습이었다.
하얀 바탕에 붉으스름한 꽃물이 들어있는
수국꽃도 눈에 띄였다.
이런 모습의 하얀 색깔 수국은 처음 보았다.
해광사는 바닷가에 위치한 절집이며
근처 해안가에 용왕단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기도도량이다.
해광사 용왕단은 바닷가 갯바위 위에 조성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용왕님께
기도하기 위해 발길이 끊이지 않는곳이다.
해광사 경내를 구석구석 돌아보니
모두가 낯익은 그런 꽃들이 피고 있어서
더욱 정겹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헤광사 경내에 피고 있는 꽃들은
봉숭화, 맨드라미, 분꽂, 접시꽃, 수국
원추리, 참나리, 수련, 범부채, 무궁화 ..등등
대웅전을 뒤로 한채 해광사 경내 뜰 앞에서
인자한 웃음과 푸근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포대화상님이 계셨다.
세간에는 미륵보살의 화신(化身)으로 몸은 비만하고
긴 눈썹에 배가 불뚝 튀어나왔으며, 일정한 거처가 없고
항상 긴 막대기에 포대 하나를 걸치고 다니며 동냥을 해서
사람들은 포대화상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포대화상에 대한 신앙이 널리 퍼졌으며
포대화상의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이 있어서인지
어느 절집 포대화상님은 너무 많이 만져서
배가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곳도 있었고
새까맣게 때가 묻어 있는 포대화상님의 배가 눈에 띄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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