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단풍이 물드는 늦가을에

nami2 2023. 11. 21. 22:26

10년만에 하늘에서 내려준 하사품으로 늦가을에 내린 하얀 눈은
또다시 10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다림이 희망으로 바뀌었으나 언제 또 그런

축복 같은 선물을 받게 될런지는 예측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늦가을에 내린 하얀 눈,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계속해서 푸르름만 보여주던 산책길 주변은 서서히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나무들도 늦가을에 내린 하얀 눈이 좋은 선물이 된듯...

이곳의 겨울은 원칙적으로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쯤인데
올해는 11월 초에 일찍 추위가 왔고

내리지 않던 눈도 11월 중순에 내려서 본격적인 겨울인가 했더니
가을옷을 찾아 입을 만큼 전형적인 가을이 되어 또 헷갈리게 했다.
들쑥 날쑥 이래도 되는 것인가?
겨울옷과 가을옷이 뒤죽박죽
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편하게 걷기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옷 입는 것 조차 마음대로 가늠이 안되는 ...
요지경 같은 늦가을에, 예쁘고 화사한 겨울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난주 까지도 우중충했던 단풍나무가
본격적으로 예쁜 모습이 되었다.
다른 지방에 단풍이 물든다고 아무리 부러워해본들
이곳의 단풍 시기라는 것은 따로 있는 법..

시간이 가더라도 여유롭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또 배우게 되었다.

공원길이 더욱 단풍으로 예뻐지려면
아마도 12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절반 정도 단풍물이 들기 시작하는
공원 산책로의 '메타쉐콰이어'도 12월 초에 예뻐질 것 같다.

산책삼아 주택가를 한바퀴 돌면서
바라보이는 감나무가 참 쓸쓸한 모습이었다.
우중충... 그래도 붉은 감이 있었기에
돋보이는 골목길이다.

골목 끝의 감나무에서

먹거리를 찾는 새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직박구리 녀석이 숨어서 감을 먹고 있었다.

 

어느집 대문 옆의 엉개나무가
서서히 단풍드는 모습이 엿보였다.

오래된 집 돌담에 담쟁이 넝쿨도
만추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한듯 했는데
담장 위에 앙증맞은 하얀꽃이 눈에 들어왔다.

담장 위의 하얀꽃은 까마중꽃이었다.
파란 열매가 듬성듬성...
언제쯤 열매가 까맣게 익어갈런지는  늦가을 시간이 짧기만 하다.
까마중 꽃의 꽃말은'동심'이다.

언뜻 보면 다쓰러져 가는 허술한 집이지만
감나무는 분위기가 있었고
집 마당에는 국화꽃이 화사하게 피고 있었다.

 

한옥집 뒷곁의 홍시가 되고 있는 감나무.
겨울새들의 먹거리로 남겨진 것 같았다.

담쟁이 넝쿨은

지금이 만추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인기척 없는 공원길에
빨간 꽃사과 열매가 다닥다닥...

꽃이 없는 계절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다.

 

한켠의 은행나무는 잎을 모두 떨구었고
붉은 서양 단풍나무는 절정이다.
쓸쓸함과 화사함이 함께 하는 모습이 봐줄만 했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이 가을에 처음 보는 예쁜 모습이다.

집 주변 등산로 입구의 은행나무는
아마도 다음주 정도는 샛노란 모습으로
절정을 이룰 것 같았다.

산책길에 만난 은행나무도 노란 색깔로

마무리를 하는 것 처럼 보여졌다.

좀 더 샛노란 색깔이 되어주길 바래보지만

자연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놓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이곳의 은행나무는 여전히 푸르름이다.
기장 읍성의 허물어져 가는 돌담을 지키는
은행나무는 언제쯤 노란색이 될런지?

기장읍성의 수령이 오래된 은행나무는 아직도 푸르름인데
화사하게 꽃이 피고 있는 애기동백꽃은
분명 겨울 마중을 하려는 꽃이다.

겨울꽃인 애기동백꽃이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했다.
늦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했던

우리 텃밭의 맨드라미꽃은 사그질줄 모르고 여전히 예쁜데

 

늦가을에 소복하게  하얀 눈이 내렸으며
기장 읍성 오래된 은행나무는 여전히 푸르름이건만
또 오늘 낮 최고 기온은 19도
어디서 어디 까지 늦가을이고

또 어디서 어디 까지 초겨울이 되는 것인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여전히 헷갈리는 계절인 것만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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