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만추, 그 쓸쓸한 풍경들

nami2 2023. 11. 27. 22:42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의 날씨는 여전히 들쑥날쑥이다.
몹시 추워졌다가 포근해졌다를 자꾸만 반복하다보니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하는지 가늠이 안될 때가 많다.
그래도 아직은 본격적인 김장철이 아니라서

그저 날씨의 눈치만 보고 있지만 곧 11월이 끝나고

12월이 들어서면  김장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곳의 늦가을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 처럼

가는 곳마다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음에

전형적인 만추 풍경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단풍으로 곱게 물든 나뭇잎이

바람이 불때마다 떨어져 뒹구는 것도 예쁘긴 했지만
낙엽조차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쓸쓸함을 전해주는 것 같다.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단풍이었지만

노루꼬리 만큼 짧게 남은 가을은 겉잡을수 없는 쓸쓸함으로

차디찬 겨울을 마중해야 한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했다.

해안가 주변에는 겨울바람이 불어올수록

예쁘게 꽃이 피고 있는 식물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꽃송이가 늘어나고 있는
털머위꽃은 바라볼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해안가 길모퉁이에서 일주일만에 만난 털머위꽃은
싱그러운 모습으로 꽃송이가 더 늘어났다.

절대로 추위와는 상관없는 꽃인 것만은 확실했다.

털머위는 1년 내내  시들지 않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원산지이며
을릉도 및 제주도 등 남해안 지역에 주로 분포하며
특히 바닷가 숲속, 습기가 충분한 반그늘 지역에서 잘자라기 때문에
갯머위라고도 부른다고 했다.
털머위꽃의 꽃말은 한결같은 마음이다.

토요일에 퇴근을 하느라  
알바하는 집 마당을 나오다가 하늘을 바라보니
바다에 비치는 달빛이 예뻐보였다.
집에 와서 달력을 보니 음력으로 13일이었다.
보름달이 아닌데도 아름답기만 했다.
바다에 달빛이 비친 시각은 오후 5시55분이었다.

이튿날(일요일) 음력 14일
어제보다 더 둥근 달을 보기위해
퇴근 무렵  일부러 바다 위의 달을 바라보니
달은 이미 중천에 떴는데....
아직 어둠이 찾아들지 않은 5시10분쯤의 달은

구름에 가려져서 아쉽기만 했다.

일요일 (음력 14일) 오후 5시55분
퇴근을 하면서 바라본 바다 위의 달은
구름속에서 보일듯 말듯 비추고 있었다.
예쁜 달빛이 비추는 바다를 보기 위함도
마음대로 안되는 세상인 것 같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알바이니까
월요일(음력 15일) 보름달은
출근을 하지 않는 이유로
해안가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음이었다.

해안가  알바하는 집 뒷곁  숲에
커다란 상수리 나무의 단풍이 정말 예쁘게 물들었다.
어쩜 이리 곱게 단풍물이 들수 있을까
볼수록 예쁘기만 했다.

알바하는 집 앞의 국화꽃은 예쁘기만 했지만
웬지 쓸쓸하게 보이는 이유는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추였기 때문이다.

유자향기가 물씬 풍기는...
다닥다닥 열린 노란 유자를 먹을수만 있다면 

따먹어 보고 싶었다.

 

하루종일  추적거리며 내릴줄 알았던 찬비가
잠시잠깐 주변을 적시고 그쳤다.
덕분에 단풍이 물든 나뭇잎은
한꺼번에 땅에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우리 아파트 소공원의 늦가을 풍경이다.
그래도 노란 은행잎이 있어서
풍경이 그다지 쓸쓸하지는 않은 것 같다.

본격적으로 만추의 계절이 온듯...
아파트 뒷곁에 있는 산이 이제서 울긋불긋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단풍이 떨어져서 낙엽이 푹푹 쌓이는 초겨울일 것인데
이곳은 이제서 단풍 계절이 되었다는 것이
그냥 어설프기만 하다.
그래도 다른곳에서 모두 겪어보는... 뒤늦은 단풍계절이지만 

걷기운동 하면서 늦가을을 만끽 해보려고 한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안가에 생선 사러 가던 날  (30) 2023.12.21
멸치젓갈 사러 가는 길  (29) 2023.11.28
단풍이 물드는 늦가을에  (14) 2023.11.21
억새가 있는 가을 해안가  (14) 2023.10.10
변덕이 심한 해안가의 가을  (36) 202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