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또하나의 금정산 암자 가는 길

nami2 2023. 5. 8. 22:40

어린이날 연휴내내 지겹도록 내렸던 비가 그친 후
날씨는 또다시 뒷걸음질을 해서 겨울로가고 있었다.
봄날씨가 아무리 변덕이 심하다고 해도 이럴수가 있는가 할 만큼
기후변화는 가늠이 안될 만큼 요상했다.

반팔옷을 입을 정도로 더웠던 초여름의 엊그제 날씨는 간 곳 없고
겨울 패딩옷을 꺼내 입을 정도로 기온은 끝도없이 추락하는 것 같았다.

비가  많이 내린다고

오두방정으로 날아들던 안전 문자 메세지의 지나친 관심과 걱정은..
정말 그렇게 되기위해 무던히도 노력한 것 처럼 보여졌다.
연휴 첫날에는 이슬비 수준이었던 것이 점점 시간이 갈 수록
연휴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은 모든이들의 발을 꼼짝 못하게 묶어 놓았다.

야속할 만큼 퍼붓는 비바람은 기온을 추락하게 했고
모종을 심어서 아직은 적응도 안된, 텃밭의 어린 농작물을 망쳐놨으며
추위 때문에 몸살기운이 찾아와서  또다시 나를 비실비실하게 만들어놨다.

 

월요일인 오늘도 날씨는 추웠고, 바람은 세상을 날려버릴 만큼 심하게 불었고
엎어진 김에 쉬어 가자는 말 처럼...
날씨 핑계대고 엄살을부리면서, 역시 미뤄뒀던 밀린숙제를 하며 집콕을 해봤다.

금정산성 북문까지 올라가는 길은
돌무더기들이 돌계단을 만들어놔서 오르기가 조금은 가파랐지만
이정도쯤이야 할 만큼, 혼자서 자주 오르는 길이었기에
야생화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쉬엄 쉬엄 산을 올라가다보니
제 철을 만난듯 '광대수염꽃'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는 곳이 많았다.

광대수염꽃들은 거대한 바위 틈 사이에서도

예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대단하게 보여졌다.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 중에서
특히 외국인들이 암자를 많이 찾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나도 모르게 발길이 암자로 향해졌다.

금정산에는 두두러지게  눈으로 보여지는 계곡은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나 바위와 바위 밑으로 숨어 들어갔다.
생각없이 산을 오르면 계곡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만히 물소리에 귀를 귀울이면
바위 밑으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그 계곡 주변에는 우리나라 토종인 '삼색병꽃'들이
어찌나 많은 군락을 이루고 있는지?

토종병꽃인 '삼색병꽃'이

금정산에 그렇게 많은줄은 미처 몰랐었다.

                    줄딸기꽃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은

금정산성 북문으로 가는 길의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연두빛 초목들이 암자의 풍경을 참 아름답게 했다.

멋진 풍경에 이끌려서 가다보니 어느새 암자 문 앞에 서있었다.
암자로 가면서 느껴지는 것은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인데
그러한 마음은 나혼자만이 느껴지는 것은절대 아닐꺼라고  생각해봤다.

금강암 경내의 '대자비전' 한글 편액이
웬지 가슴을 탁트이게 하는 것은 고정관념이 깨졌기 때문이다.

 

                  삼성각

이녀석!!
나하고 숨바꼭질 하자고  자꾸만 눈앞에서 알짱거렸다.

바위와 바위 틈새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은

야생화뿐만 아니라 꽃나무들도 생명력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범어사  경내, 요사채 뜰앞의 철쭉꽃이
고즈넉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서 사진을 찍어봤다.

출입금지의 요사채는
이렇게 담장 밖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본다.
유난히 새빨간 영산홍이 아름다움을 만들어 놓았다.

담장 속의  요사채 풍경
출입금지 구역을 들여다보는 것도 어떤 때는 짖궂은 즐거움~~~^^
그냥 의미없는 웃음으로 대신해본다.

큰 사찰과 암자들이 있는 산을 내려오다가
어느 산골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앞에서 발길은 멈춰졌다.
오고 가는 길에서 보여지는 보랏빛 붓꽃은
그냥 이유없이 예쁘기만한 요즘이다.

어느집 돌담장 앞의 화단에는
마지막 모란꽃이 쓸쓸함을 승화시키는 것 같았다.
고즈넉함과 산골마을의 아름다움은
그래서 더욱 모란꽃에게 마음의 응원을 보내는 것은 아닌지?

유종의 미를 거두는 아름다운 마무리 처럼 보여졌다.

 

고즈넉한 산골마을의 마지막 남은 모란꽃!

불두화가 핀 풍경도 산골이었기에
더욱 예뻐보이는듯 했다.

마지막의 모란과
꽃이 피기 시작하는 작약
산골마을의 꽃들은 모란과 작약이

여유롭게 바톤 텃치를 하는 것 처럼 보여졌다.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작약꽃의 세상이 된 것 처럼 보여졌다.

나무에서 하얀꽃들이 게속해서 피는 요즘

작약꽃 만큼 화사한 꽃은 아직 눈에 띄지 않았다.

 

초여름 꽃인 접시꽃과 수국이 피기전 까지는
작약꽃이 화사함을 오래도록 간직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이곳저곳에서 넝쿨 장미가 빨갛게 피고 있으니까
작약도 곧 사라지지 않을까 미리 부터  마음을 비워본다.

 

노란 금계국이 예쁘게 피고 있는 5월의 들길...
이러나 저러나 꽃들의 릴레이는 순탄없이 지속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