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이 있는 암자 가는 길

큰병원에서 검진이 있어 오랫만에 도심으로 나가보았다.
심봉사 눈 뜬 것 처럼  촌사람이 도심으로의 외출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나 봄날 세상이 꽃대궐속에 사는 것 같은 호사스러움은
해운대 해수욕장 쯤에서 멈춤이 되었다.

*우리집은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 기장읍이었기에

좌석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나가려면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쳐 간다.

어쩌다가 한번씩 눈에 띄는 벚꽃 풍경에도 만족하는 도심사람들 보다는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들길 ,해안길 ,시골마을길 그리고 숲길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처럼 사는 것이

그래도 꽤 답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연속에서 사는 그것이 어쩜 큰 행복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여지는 집 주변의 길고 긴 벚꽃터널은
기장읍내 전체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고 생각은 했으나
본격적으로 꽃눈이 내리고 있음이
한순간에 사그러질 봄날의 허무한 꿈  같은 것이라서
그냥 허탈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나 현재는 아름다운 것이기에

꽃이 없는 삭막한 미래는 우선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며칠전에 다녀온 통도사 숲길의 진달래꽃들은 예쁘기만 했지만
그것도 지금쯤은 거의 사그러지고 있을 것같아서
3월이 끝나기전에  미뤄놨던 숙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수수꽃다리꽃이 예쁘게 피고 있는 봄날이다.
수수꽃다리의 꽃말은 '첫사랑, 젊은날의 추억'이라고 한다.

 

수수꽃다리는 황해도 평안도에서 자라는

북한지역 특산 식물로 순수 토종 우리나라 라일락이다.

 

라일락은 화관이 짧고, 수수꽃다리는 사진 처럼 화관이 길어서

서양 라일락과는 조금 차이가 있으며

라일락은 수수꽃다리보다 조금 늦게 꽃이 핀다.

 

라일락은 예전 우리나라에서 근무했던 미군병사가 미국으로 가져가서
개량을 한 것이라고 한다.

진달래가 예쁘게 핀 통도사 개울가

한껏 뽐내고 있는 것 같은 봄날의 산사풍경이다.

진달래꽃말은 '절제, 청렴, 사랑의즐거움'이라고 한다.

진달래꽃은

꽃잎을 따서 먹을 수 있으므로 참꽃, 또는 참꽃나무라고 부르는데

제주도에서 자라는 참꽃나무와는 다르다고 한다.

 

진달래 꽃잎을 따서 찹쌀전에 붙여서 화전을 만들어 먹으며

꽃잎으로 술을 담글때는 담근지 100일이 지나야 맛이 난다고 했다.

 

진달래꽃은

두견새가 밤 새워 피를 토하면서 울다가 

꽃을 분홍색으로 물들였다는 전설에서 유래하여

'두견화'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이때 아니면 언제쯤 또다시 진달래꽃을 볼 것인가를 생각하니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되었다.

서양꽃이라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꽃인데
암자로 가는 숲길이 너무 호젓해서인지
튤립꽃도 꽤 예뻐보였다.

마음이 늙고 있는것 같다.
왜냐하면 튤립꽃이 진짜 예뻐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우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다.

 

튤립의 꽃말은 명성, 애정, 사랑의 고백이며

노란튤립의 꽃말은 '헛된 사랑'이고

흰색 튤립의 꽃말은 '실연'이라고 한다.

원산지는 튀르키예(터키)이며, 전세계에 분포한다.

 

이런 종류의 수선화도 있었다.

아마도 못다핀 수선화였기에 모습이 궁금했다.

 

   숲길의 노랑 수선화 삼형제가 외로워 보였다.

 

            무스카리

                히야신스

              빈카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제주 겹수선화'가 으뜸인 것 같았다.
통도사 일주문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피고 있는데, 어느새 꽃이 후줄근 해지고 있어서인지

꽃 향기도 없었고, 꽃의 모양도 일그러져서 아쉽기만 했다.

 

제주 '겹수선화'의 아름다움은 추사 김정희도 인정했다고 한다.

 

아주 오래 전의 제주 사람들은 겹수선화를 말의 먹이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추사 김정희는 겹수선화가 지천으로 너무 흔해서

꽃이 귀한줄 모른다고 한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때 까지만해도 제법 절정인 벚꽃인데
지금은  꽃눈이 흩날려서  
떨어져내리는 꽃잎이 아깝기만 했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서 만난 '청미래덩굴' 꽃이다.

숲길의 나무들은 파릇 파릇 연두빛 새순이 돋고 예쁜 꽃까지 피고 있었다.
하루종일  숲속을 헤매면서라도
피고 있는 나무의 꽃들을 눈여겨보고 싶었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 멀다는 이유로 대충 훑어봤는데도
이런저런 꽃을 만날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늦가을 부터 겨울 내내 숲길에서 먹음직스런 빨간 열매였었던

'청미래덩굴'이 노란꽃을 피운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내나름의 숲길 산책이 헛걸음은 아니었다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