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거제도 매미성에서

nami2 2023. 3. 3. 22:23

여동생 가족과 함께 떠난 봄을 마중하는 두번째 여행지는
거제도 장목면 대금리에 위치한 매미성이었다.
남해바다와 토종 동백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서울 가족들은
해마다 동백꽃이 예쁘게 피는 2월 중순쯤에 거제도 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거제도의 웬만한 여행지는 모두 다녀보았으나
최근에 핫플레이스가 된

매미성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일단 그곳으로 발걸음을 했다.

 

사실, 토종 동백꽃이 예쁘게 피는 '거제 지심도'를 향한 발걸음은

10여년 동안 가족들의 염원이 될 정도였으나

올해도 배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배를 타지 못하는 나 때문에 불발되었다.

늘 이른 봄날에 가족과 함께 거제도로 갈 때는...

눈 딱감고 "이번에는 배를 타고 지심도를 가봐야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선착장에서 배를 바라보는 순간 꽁무니를  빼게 되는 것이 유감스러웠다.

그래서 올해도 또 동백꽃이 예쁘게 피는 지심도는 마음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매미성으로 가는 길에  멀리 거가대교가 눈에 띄였다.

부산에서 매미성으로 가기위해서는 거가대교를 지나가는데

매미성 앞에서 지나온 곳을 바라보니 신기하기만 했다.

 

카메라로 아주 가깝게 찍어본  거가대교 풍경

 

매미성 앞 해변에는 예쁜 몽돌들이

몽글몽글 들어앉은 몽돌해수욕장이 있었다.

겨울 해수욕장은  어디를 가더라도 분위기 있는데
몽돌해변을 걸어보는 것도 꽤나 분위기 있었다.

마을 어귀에 있는 겨울나무의 매력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매미성으로 가는 길의

마을 입구 고목나무에 당제를 지낸 흔적이 있었다.

해안가 마을의 수호신인듯....

 

거제도 매미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마을 주민 백순삼씨가

자연재해로 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서

오랜 시간들을 홀로 쌓아올린 성벽 같은 것이었다.

20여년 동안 돌과 시멘트로 쌓아온 매미성은  

지금도 여전히 작업중인듯...
이곳 저곳에서 작업도구들이 눈에 띄었다.

성벽 뒷쪽에는 황토흙의 경작지가 있었다.
몇군데로 나눠진 밭들을 지키기 위한
인고의 세월속에 땀흘린  흔적들이
멋진 관광지로 거듭났다는 것은 정말 경이롭기 까지 했다.

바닷가 근처에 네모 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그 틈새를 메꾸는 것을 수없이 반복한 것이
어찌보면 유럽의 중세시대의 건물들을 연상케한
멋진 성곽이 된 것 같아서 감탄을 해봤다.

매미성 아래쪽의 해안가

아무리 올려봐도  혼자 힘으로 성을 쌓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설계도 한 점없이 조화있고 멋지게 지어졌다는 것은
이리 저리 둘러봐도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농사를 지으시던 분이 직접 성을 쌓았다고는  

믿기지 않아서 자꾸만 올려다봤지만 볼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매미성은 사람들의 휴대폰으로 인해서 빠르게 알려졌고
지금은 거제도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듯
마땅하게 큰 주차장이 없어서 주차하기 힘들 만큼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되었음을 인정해본다.

매미성 전경

매미성 주변에는 토종 동백꽃은 눈에 띄지 않고

거의 꽃이 지고 있는 애기동백꽃의 흔적과 함께

마을의 어느 집 담장 너머로 청매화를 만났다.

매미성 앞에서  바라보이는 작은섬이 참으로 정겹게 보여졌다.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곳....

배에대한 트라우마가 심했지만, 저 정도의 거리라면

한번 정도는 배를 타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만큼

예쁜 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었다.

 

거제도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동백꽃으로 유명한 지심도는 우리 가족들이 2월중순쯤이면

늘 가고 싶어 하는 곳인데, 나 때문이라는 꼬리표가

늘 미안했기에 배에 대한 트라우마를 없애는 것이 큰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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