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 경내에 핀 홍매화

nami2 2023. 1. 24. 22:32

엄청 추우니까 조심하라고...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수많은 안전 문자  메세지 덕분에

방한복과 목도리로 꽁꽁 싸매고 걷기운동을 나가봤다.
한낮의 최저기온은 영하7도
집주변 산등성이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 까지 옵션이 되어준듯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영하1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맹추위
동장군의 기세는 진짜 위풍당당 그 자체였다.
정말 겨울스런 추위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겨울은 겨울다워야 했음을 비로서 체험하게 된 것에 기분은 괜찮았다.

8,700보 정도 걷기운동 하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다보니 눈물이 나올 만큼 추웠다.
들길을 지나면서 매실나무에  수없이 맺혀 있는 꽃봉오리를 살펴보았더니
단 한개라도 추위에 얼어 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밤 부터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은 영하의 날씨가 되었는데도
추위와는 상관없다는 것 처럼 꽃봉오리는 싱싱했다.
햇살이 퍼지면 활짝 피어날 모습에서  설중매(雪中梅)를 생각하게 되었다.
한겨울 눈속에서 꽃이 핀다는 매화!!
그래서 추운줄도 모르고  매화 마중을 다녀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들길에서 만난 '청매화' 꽃봉오리는
영하7도의 날씨에도 끄떡없이 곧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얼어붙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통도사 세존비각과 조사각 사이에 있는
홍매화 꽃봉오리는 콩알만하게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런 모습에서 활짝 핀 꽃송이 찾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곧 팝콘 처럼 터져 나올  꽃망울을 살피면서
숨어있는 꽃송이를 찾는 기분은 혼자만이 느껴보는 즐거움이었다.

활짝 핀 꽃송이보다는

요정도의 꽃송이로 피어나는 모습이 더 예쁜 것 같았다.

 

담장너머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불사리탑이다.

높은 나무가지에서 발견한 꽃송이를 찍으려니까

제대로 예쁘게 사진이 찍혀지지 않았다.

 

난생처음 홍매화를 보는 사람처럼
보물찾기 하듯 찾아낸 꽃은 정말 예뻤다.

아직은 시기적으로  귀한 꽃이라고 여겨지는 겨울이기 때문이다.

 

다닥다닥...
일주일 남짓 홍매화는 완전 만개할 것  같았지만
예보된 영하 12도의 횡포가 어떻게 될지 염려스럽긴 했다.
그냥 잘 버텨주기만을 빌어본다.

예쁜 꽃봉오리는  한겨울이었기에
더욱 감탄스럽고 예쁜 것이 아닌가
볼수록 예뻤다.

출입금지 구역인 요사채 댓돌위에 놓여진 스님들의

정갈한 신발들은 참선수행이라는 것이 뒤따르기 때문에

언제봐도 마음이 숙연해진다.

 

설명절을 맞이해서 삼층석탑(보물1471호))을 가득 메운  

많은 사람들의 소원지가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극락보전 전각옆 쪽의  분홍 매화도
제법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곳에 있는 홍매화는

만첩 분홍매화 였기에 또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만첩 분홍매화의 나무 자체가
오래된 나무였기에  사군자속에 나오는 매화 처럼  보여졌다.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했다.

 

꽃 두송이를 사진 찍기위해 시간을 소비했지만
햇빛 때문에 역광이 되었고
높은 나무가지 였기에 꽃사진은 실패작이었다.

그래도 귀한 꽃이었기에 존중해줬다.

 

통도사 경내의 곳곳에 피어 있는  홍매화는
제 나름대로  개성이 있게 멋져보였다.

경내 곳곳에 피어 있는 홍매화들은

세존비각 뒤의 빨간색깔 홍매화를 비롯해서
영각 앞의 370년 된 자장매는 연분홍이었고
만첩 분홍 매화, 만첩 꽃분홍의 매화...
일주문 옆의 능수매화  또한 그나름 분위기를 갖추고 있어서
이제 부터  2월 한달내내 홍매화속에서

설레임이 함께하는 통도사의 예쁜 겨울날이 되어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