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매화가 피고 있는 범어사에서

nami2 2023. 2. 8. 22:18

입춘이 지났기에 언제 또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인가는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한낮의 기온이 15~17도 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니
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을 할 만큼 날씨는 포근했다.
동장군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겨울 끝자락에
아직은 음력 정월이었으므로 바람은 차거웠지만
꽃을 피우게 하는 훈풍에 이끌려 자꾸만 들길을 걷게 되는 요즘이다.

혹시 춥기만한 산사에도 봄꽃이 피고 있지는 않을까
기대를 해보면서 따뜻한 날씨를 핑계삼아
금정산 범어사의 부처님 뵙고 오려고 지하철을 탔다.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범어사 매표소를 들어서니
생각치도 않았던 홍매화가 눈에 띄었다.
도심 공원보다 더 추운 산사에서 홍매화를 본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산속 사찰에서의 홍매화!

아직은 활짝 피지 않고, 이제 피어나고 있었지만
봄이 어느 만큼 와있는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냥 지나치느라 다른 사람에게는, 눈에 띄지 않는 홍매화였는지
사진 찍는 사람이 나혼자밖에 없었음이 약간 멋적었다.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내 눈에는 꽃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웃어봤다.

범어사 조계문(보물1461호)

가람 진입로에 순차적으로 삼문(三門)중의 첫째 문으로 산문이라고도 하며

기둥이 일렬로 나란히 서서 지붕을 받치므로 일주문이라고 한다.

 

범어사 조계문은 기둥 2개 만으로 지지되는 여느 사찰의 일주문과 달리

자연 암반 위에 돌기둥 4개를 세워서 3칸을 형성했다.

한국 사찰에서는 그 유례가 없을뿐만 아니라 자연과 조화된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한다.

1614년(광해군6) 묘전화상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범어사 경내에 들어서니
법당에서 사시예불 중이었기에
열려있는 문으로 보여지는 법당의 '소종'을 사진 찍게 되었다.

팔상 독성 나한전(부산 광역시 유형문화재 제63호)

이 건물은 팔상전, 독성전, 나한전 세 불전을

연이어 하나의 건물 속에 꾸민 특이한 불전이다.

팔상전은 부처님의 일생을 그린 팔상도를 봉안하고 있으며

독성전은 홀로 깨달음을 얻었다는 나반존자, 즉 독성을 모셨으며

나한전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좌 우에 16나한을 모셨다.

 

원래 팔상전과 나한전은 광해군 16년(1614)에 묘전화상이 건물을 지었으나

광무10년(1906)에 학암대사가 두 불전 사이에 독성전을 꾸며

세 불전이 한 건물에 포함되게 했다.

 

특히 말세에 미륵신앙과 관련있는

독성전의 반원형문 얼굴과 선남선녀의 조각, 화려한 솟을빗꽃살무늬에서

이 지역 민초들의 간절한 염원을 엿볼수 있다고 한다.

 

범어사 경내를 다니며 혹시 봄꽃이
땅위로 모습을 드러내는가 살펴보았지만
아쉽게도 늦가을의 흔적만 남아 있었다.

불법의  수호신인 금강역사가 모셔져 있는...
금강문이 있는 범어사 후문에서 바라본 요사채의 긴 담장은
언제 보아도 멋진 모습이었다.

*금강문*을 통과함으로써 사찰 안에 들어오는 모든 악귀가 제거되어

 가람의 내부에는 청정도량이 된다는 것이다.

 

범어사  조계문 주변에 백매화가 예쁘게 피고 있었다.

백매화의 향기는
범어사에 일찍 찾아온 봄의 전령사 처럼 느껴졌다.

범어사를 걸어나오면서 어렵게 찾아낸 겹동백이 마음을 화사하게 했다.

     봄까치꽃

봄소식을 전해주는 듯...

이른 봄날 같은 겨울날에 귀한 보물을 찾아냈다.
이때 아니면  아주 흔한 작은풀꽃이겠지만
꽃이 없는 해빙기에는 ...
보석보다 더 귀한 예쁜 봄꽃이다.

예전에는 입에 담기도 민망한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꽃과 이름이 너무 잘 어울리는 예쁜 꽃이름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