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정월 초하룻날, 통도사 홍매화

nami2 2023. 1. 23. 22:15

계묘년 음력 정월 초하루는 설명절이었기에
차례 모시고, 손님 치루느라 바쁜시간들을 쪼갤 수 없어서
정월 초이튿날인 오늘 통도사에 다녀왔다.

날씨가 몹시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날씨가 따뜻했음에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일은 엄청 추워질 것이라는 안전문자가

하루종일 휴대폰을 시끄럽게 했다.

오전 8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오후 6시에 집으로 돌아오는 그 시간동안

통도사 주변의 양산, 울산, 부산 그리고 집주변의 기장군청

관공서에서 날아드는 문자메세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추운날 조심하시라는...안전문자 메세지가 요즘은 큰 스트레스가 될줄이야

얼마나 추울 것인가" 은근히 재미삼아 기대를 해본다.

집주변의 곳곳에서 꽃이 피고 있는 매화 소식에
혹시 통도사에도 매화가 피지 않았을까, 기대를 해봤더니
일주문 앞, 능수매화의 꽃망울이 곧 터질 것 같아서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지난해 보다는 추운날이 많았지만

설명절 전, 며칠 동안 봄날 처럼 따뜻했던 날씨들이 봄의 전령사가 된 듯...
홍매화가 활짝 피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예쁘게 꽃이 피어 있었다는 것이 놀랠만한 일이었다.


통도사 영각앞의 홍매화가  제법 예쁘게 활짝 피었다.

아직은 활짝 핀 꽃보다는 덜 핀꽃이 많았지만

조만간에 활짝 피지 않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엄청 설레게 할 것 같은데

날씨 때문에 약간 주춤하려는지 약간 의문이 되었다.

왜냐하면 내일 부터는 기온이 영하7~8도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부풀은 꽃망울은 2~3일이면 모두 만개 할듯...

그렇다면 2023년 계묘년의 홍매화는

양력1월 중에 완전 활짝 피는 것은 아닌지, 감동스러웠다.

 

 

통도사 영각 앞의 홍매화는 수령 370년 된 자장매(慈藏梅)이다.

통도사 자장매는
1650여년 전에 통도사의 스님들이
사찰을 창건한  자장율사의 큰 뜻을 기리기 위해 심은 매실나무라고 한다.

통도사 영각(影閣) 앞의 370년 된 노거수 자장매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로 유명한데

통도사 창건주이신 자장율사를 기리기 위해 심은 것으로

음력 섣달 납일(臘日)에  *납일: 매년 말 신에게 제사지내는 날*

연분홍 꽃이 피어서 사람들은 자장율사의 이심전심이라 믿었으며

정초에 자장매 아래서 소원을 빌면 한해동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빗살무늬 문살과 잘 어우러지는 홍매화!!

집주변은 해안가이기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 덕택에

매화가 활짝 피었는줄 알았는데

이곳 통도사는 산속인데도

홍매화가 이렇게 예쁘게 피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개울가에는 아직도 얼음이 있는 추운 겨울이라는 것인데....

 

 

고개가 아플 정도로 얼굴을 쳐들고 활짝 핀 매화를 

사진 찍어본다고...

그래도 재미있었고 우쭐했다.

왜냐하면 이제 겨우 음력 정월 초이튿날이었으니까

 

 

한켠에는  이제서 수수알갱이 만큼 꽃망울이 부풀고 있었다.

몽땅 활짝 피는 것 보다는

이쪽 저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꽃이 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다지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화사함의 무게는 절반 정도의 꽃이 피었다고 자랑해본다.

통도사 숲길을 걸어가면서

소나무 위로 내걸린 현수막의 글귀가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모든이들이 새해 복 많이 받기를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