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경주 교동 최부자댁에서

nami2 2022. 9. 26. 22:41

태풍이 다녀간후의 계절은 쉼없이 가을로 줄달음 치는 것 같았다.

밤 기온은 18도 이하로 내려갈 때도 있었고

이른 아침이면 걷기 힘들 만큼  찬이슬이 흠뻑 내려앉는 것을  볼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야릇한  한기 까지 느끼게 하는데

낮 최고 기온도 21도~ 23도를 넘나들면서 자꾸만 몸을 움츠려들게 했다.

그러다보니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사이로 가을은 더욱더 깊어만 가고 있는데

올해도 역시 태풍 덕택에 단풍 보다는 낙엽을 먼저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은  씁쓸하기만 했다.

 

지난번 경주 나들이에서  계림 숲을 다녀오면서 

경주  교동의 한옥마을을  지나가면서  유명한 최부자집 고택을 들른적이 있었다.

고택을 다녀왔으면서,  늘  꽃사진만 블로그에 올리다보니

또다시 밀린 숙제로 남아 있게 되어  뒤늦게나마  고택사진을 올려본다.

 

지금쯤이면  붉으스름한 흔적이 몇 개 정도 남아 있을  '배롱나무'꽃이

경주 한옥마을에서의 몇주 전 만해도   참 화사 했었다.

가을 바람이 자꾸만 스산하게 불어오니까

이제는 배롱나무꽃도 사그러들 수 밖에 없다는 계절의 뒤안길이 된 것 같았다.

 

고택 마당가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은 '석류'였다.

다른 꽃도 보여졌으면 좋으련만... 아쉽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다 보았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조선시대 만석꾼 최부자댁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7호'이다.

이곳은 계림 숲에서 도보로 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은 둔차(鈍次)라고 한다.

현판에 씌여 있는 '둔차'란

어리석은 듯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버금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둔차는 1등 보다는 2등, 1등이 못되어도 모든 것에  만족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고택에 

초가을의 느낌이라도 받으라고 '박주가리'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넝쿨성이 강한  '박주가리'꽃이 담장 옆으로 게속해서 뻗어가고 있었다.

 

경주 최부자집은 

조선조 최진립의 가문인 경주 최씨 가문이  17세기 초반  부터 20세기 후반 까지

약 300년간 부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 온다.

12대로  대대손손 가훈을 지켜가며 부를 쌓았고

나그네나 거지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고, 밥을 먹여 주는 좋은 선행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 한 것으로 유명하다.

 

건물 구성은  사랑채,  안채, 대문채로 이루어졌는데

그 중 대문채에는  작은 방과 큰 곳간을 마련하였다.

 

경주 최부자집은, 경주 최씨의 종가로 

이곳은 원효대사와  사이에 설총을 낳은  신라시대  요석공주가 살던 

요석궁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부자집의 전해내려오는 가훈중에서  6훈은

1,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마라

2,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며, 만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한다.

3, 흉년에 남의 땅을 사지마라

4, 과객을  후히 대접하라

5, 며느리들은 시집 온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6, 사방 100리 안에 굷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문 창살이 시선을 끌게 한다.

 

경주 최부자댁은 

1971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최씨의 9대조가 요석궁터 라고 전해오는  길지(吉地)에 건촉한 집이라고 알려졌으며

정확한 건립시기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안마당 맞은 편에 있던 사랑채는 별당과 함께 1970년 11월22일에 화재로 소실되어

지금은 안채와 천석 곳간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최부자댁 안내문

 

석류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옥 고택에 많이 심었던 것은 아닌지?

 

경주 최부자집으로 알려져 있는 경주 최씨 집안은

12대에 걸쳐(338년) 만석꾼으로, 9대에 걸쳐 진사를 배출하였다고 하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가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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