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경주 양동마을의 관가정에서

nami2 2022. 6. 17. 21:16

경북 경주시 양동마을 초입의  서쪽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는 '관가정(보물제442호)은

조선 성종과 중종 때 명신이자, 청백리로 널리 알려진, 우재 손중돈(1423~1529)의 옛집인데

이  고택은 격식을 갖추어 간결하게 지은 우수한 주택건축이라고한다.

 

담 모퉁이를 돌면서

흙 벽돌 담장에 '관가정 가는 길'이라는  안내표시가 정겹게 느껴졌다.

흙벽돌 앞에  그림 처럼 예쁜, 노랑 붓꽃이 참 잘어울리게 피었다는 생각을 해봤다.

 

초가집과 붉은 인동초의  어우러짐이 정말 멋스럽게 보여졌다.

옛고향집 뒷곁에 서있다는 느낌으로 마음을 푸근하게 했다.

 

  뻐꾸기 소리가 제법 들리면서, 하얀 찔레꽃 풍경이....

 그냥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 퇴색된 기와지붕에서 물씬 풍기는듯  했다.

담장 밑의 작약꽃은

절대로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기에, 혼자 봐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었다.

 

관가정 대문 앞에서  한 눈에 들어오는 마을 풍경들은 정말 일품이었다.

초가지붕들을 감싸안은 푸르름이 시원스럽기 까지 했다.

 

경주 양동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양대 문벌로 이어 내려온 동족마을로 제법 큰 양반가옥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다.

양동마을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지만, 특히 우리의 전통가옥들이 눈길을 끈다.

무첨당(보물411호),  향단(보물 제412호) 그리고  관가정(보물제442호)을 비롯해

자연과 어울려 오랜 전통을 가진 집들, 양반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자료들과 유교사상, 관습들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마을로 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관가정 마당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누운 향나무의  멋스러움이 시선을 끌고 있었다.

 

                            관가정 안채 풍경

 

누마루에 붙은   현판, 관가정은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듯이 자손들이 커가는 모습을 본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누마루에 올라보면  그 이름에 겉맞게

곡식이 익는  넓은 들판과  흐르는 강줄기의  모습이 넓게 펼쳐져서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마당가에서 바라본 관가정 전경

 

관가정은 회재 이언적의 스승이자  외삼촌인  우재 손중돈의 집으로

이곳에서 회재 이언적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고택이다.

 

깔끔하고  정갈한  창호지 문과 흙벽돌로 만들어진 아궁이가  이색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보여졌다.

고택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담긴  '사랑채' 앞에서 한참동안 머물러 있었다.

 

작은 툇마루 앞, 댓돌 위에 걸터 앉아보고 싶었지만  신발이 놓여 있었다.

관가정은  관람하는 집이 아닌  집주인이 거주 하고 있는 것이 엿보여서  조심스럽기 까지 했다.

 

고택의 멋스러움이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 않은  모습들이다.

 

반질 반질 윤기가 나는  '안채 대청마루' 너머의

들창문으로 바라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이 시원스럽게 보여졌다.

 

관가정 담장 곁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장마 비가 쏟아지면 물이 넘칠 것 같은 작은 냇물(안락천)과 멀리 형산강이 합류하는 안강평야의 

넓은 들판이  멋스럽게 보여졌다.

 

관가정을 나오면서 만나게 된, 한그루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웬지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이곳에서 자리잡으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갔는지는 모르나

커다란 은행나무는  고사목이 되었다가 다시  회생을 하는듯,  우측에는 나무 기둥처럼 깨끗했다.

사그러졌다가 다시 회생하는 고목의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고택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장읍성 주변 돌담길에서  (0) 2022.06.28
고택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  (0) 2022.06.22
불두화가 예쁜 시골마을 풍경  (0) 2022.06.10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고택  (0) 2022.06.09
경주 양동마을에서  (0) 202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