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여름 끝자락의 통도사 풍경

nami2 2022. 8. 31. 21:36

갑자기  여름이 사라져버린 ....
그래서 춥다는 느낌이 많았던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여름을 아쉬워 하는 비  , 아니면 가을을 마중하는 비 였는지는  구별이 안되어서
더욱 정체성 없이, 찬기운을 몰고다니는   비가  제멋대로 내린 후에는
기다렸던 가을이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엊그제, 음력  8월 초하루에 다녀왔던  통도사는  

음력 7월 보다  훨씬 더  배롱나무꽃이  성숙한 모습이었다.
더욱  화사해졌기에  일주문을 들어서는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로  아는체를  한다.

통도사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의 배롱나무꽃이 핀 풍경이다.

 

천왕문 앞에서  일주문 쪽으로 바라본   풍경은
여름 끝자락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듯...

해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보게되는 풍경이지만, 늘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개산대제 준비로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에 연등이 가득 달리게 되면

이런 멋진  풍경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전각과 전각사이에서  

아름다움의 가교 역활을 해주는 듯한   배롱나무꽃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해봤다.

통도사 금강계단(국보제290호)

통도사의 상징인 금강계단은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의 세 문을 통과하면 만나게 된다.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1645년(인조23)에 우운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인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북쪽에는 적멸보궁이라는 

각각 다른 편액이 걸려있는  건물이다.

 

천왕문  밖에서  마음으로 그려본,  아름다운 풍경화의 액자는

여름 끝자락인 이때 아니면 절대로 그려볼 수 없는  그림이다.

 

다음달  음력 9월에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풍경일 것이 아쉬워서 자꾸만 사진을 찍어봐도 좋기만 했다.

절정으로 다달은  배롱나무꽃의  한껏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자꾸만 멈춰지는  발걸음은  어쩔수 없이  또 사진을 찍어봤다.

 

매미소리의 소음이 약간은  시끄러웠던 여름이었으나

어느새 가을의 문턱 앞에서는

매미소리 마져도  자연의 소리로 들려오는 듯한,  시원스런 풍경이  멋스럽기 까지 했다.

통도사 일주문 앞  풍경은 

배롱나무꽃이 있어서 고즈넉함도 잠시 해탈 한듯 보여졌다.

늦여름, 8월의 끝자락에는  늘 이렇게 멋진 모습이라는 것을  20년째 인정해본다. 

 

개산대제의 서막이 열리는듯한  통도사 소나무 숲길이다.

2022년 세계유산 통도사 미디어 아트사업 

"화엄세계로의 초대"가  한창 준비중이었다.

 

사위질빵 하얀꽃이  한옥 지붕을  덮어가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고 하기에는...
웬지 씁쓸한 것은 이곳이  폐가라는 것이다.

귀신이 나올것만 같은 , 몇년째 방치된  숲속의  오두막집에는

지붕은 사위질빵꽃으로 덮여 있고, 울타리에는 온통 담쟁이 넝쿨이 에워쌓여 있으며

대문 앞에는 잡동사니 풀들이  서로 주인행세를 하려고 텃세를 하는 것 같았다.